뇌꽃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그냥 이유를 알 수 없이 참 예쁜 말이란 느낌이 들었다. ‘꽃’ 때문이었을까? 책을 읽으면서는 그 생각이 정말 많이 바뀌었지만 말이다.

 

뇌라는 것은 정말 신비롭다. 궁금하고 아름답고 새롭고 신기하고 등등. 뇌에 관해서라면 아는 것도 하나 없는데, 그래도 마냥 신기한 것이 역시 뇌다. 각각 관장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랍고 신비로운데 뇌에 관한 연구는 매번 새로운 사실들을 안겨준다.

<뇌꽃>은 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시작한다. 정말 사랑에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있을까? 정말 사랑은 호르몬의 지배아래 있는 걸까? 저자는 ‘뇌 과학’이라는 것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일단 ‘뇌꽃’이 뭔지도 모른 채, 뇌꽃이 핀 자리가 설명된다.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뇌간과 소뇌, 변연계, 신피질이 그것들이다. 이 세 곳 중에서 어디에 그 뇌꽃이라는 것이 피느냐에 따라 사랑하는 타입도 달라진다는 것. 뇌간과 소뇌는 파충류의 뇌와 같아 여기에 뇌꽃이라는 게 핀다면 껄떡대기 좋아하는 욕망타입이며 성도착증 환자가 될 수도 있다는, 변연계는 포유류의 뇌와 같기에 여기에 뇌꽃이 피면 사랑에 올인하는 감성 타입으로 자칫하면 스토커나 지나친 낭만주의가 될 수도 있다는, 신피질은 진화의 가장 후기에 생겨난 뇌로 인간의 뇌라 불리며 여기에 뇌꽃이 피면 냉정한 지성 타입이 되어 출세나 돈, 미래를 위한 징검다리로서 사랑이 그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다. 맙소사... 결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황금비’는 욕망 ≤ 감성 ≤ 지성이란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편의상 분류이니 절대적 잣대로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이 책은 그렇게 뇌꽃이 어느 부분에 피냐에 따라 사랑의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감상을 말해보라면 글쎄, 였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각 부분에서의 사랑의 방식을 많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괴테, 니체, 생텍쥐페리, 톨스토이, 발레리 등의 정말 유명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가 비록 단편적으로만 수록되어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또 여러 문학 속에서의 사랑 이야기도 뇌꽃에 의해서이긴 했지만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괴테를 대표로 하는 예술가형, 니체로 알 수 있는 지식형 사랑, 생텍쥐페리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낭만가형의 사랑, 발레리 같은 지성형 사랑 이야기 등 그들의 사랑이 이렇게 뇌꽃에 의해 분류되어 있었다. 이들 외에도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놀랍기도, 다양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책을 읽을수록 뇌꽃에서 벗어나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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