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16
김민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칙릿 소설을 읽고 있으면서도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국의 여느 칙릿 소설들처럼 강남과 압구정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는 <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에는 이십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네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직업과 꿈,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돈’과 ‘사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무래도 작가 역시 20대이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더 그럴듯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어쩌면 그동안 읽어온 많은 칙릿 소설에 길들여져 그렇게 느껴지는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20대라면, 그리고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한 여러 번은 고민하고 고민했을 문제. 꿈과 직업, 그리고 머릿속으로 조그맣게 그려보는 ‘나의 미래’를 이 책의 저자는 네 명의 친구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었다. 취업이냐 시집이냐, ‘취집’이냐를 두고 아마 많은 이십대가 갈등하고 갈등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유민은 올해 스물넷으로, 이름 있는 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스트레이트’로 졸업했으며, 지금은 ‘백수’다. 대학교에서 만나 지금까지 함께 향락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은 혜지와 수진과 민희다. 이들 모두 근심걱정 따위는 없이,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한해서이다, 언제나 파티를 즐기고 압구정과 강남을 배회하며 플레이걸들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족할 것 없이 자랐고, 꿈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기에, 이들에게 스펙 따위는 있을 리가 없다. 스펙을 쌓을 시간이 있으면, 갤러리아 명품관으로 달려가 신상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피부 관리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밤이 되면 화려한 클럽 거리에서 시간을 즐기면 되는 거다.




  나름대로 이 책에는 사건사고가 많이 등장한다.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잘 나가던 친구의 몰락 아닌 몰락, 텐프로 경험을 갖고 있던 친구의 파혼, 연예계로의 진출, 극으로 치닫는 우정이라는 것 등. 약간은 너무했다 싶을 만큼의 설정이기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더 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작가의 글 속에서 인생에서도, 그리고 성에서도 ‘SO COOL’를 너무나 자랑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외치고 다니는 지금의 이십대를 조금은 걱정하는 듯한 느낌이 풍기기도 했다. 실제로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성에 있어 자유분방한 ‘책 속’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뒤떨어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태껏 아르바이트다운 아르바이트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고, 아빠가 주시는 용돈으로 저축 한 번 한 적 없이 야금야금 써대고 살아온 것 같다. 아빠를 돈 주시는 기계쯤으로만 생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엄마는 뭐든 말만 하면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이제, 철들어야지! 내게도 찾아올 졸업을 앞두고 내 꿈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돌아보고 가슴 속 깊이 있는 나와 대화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이 책으로 인해 정말 나와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좀 더 성숙해져 있을 나의 ‘멋진’ 모습을 그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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