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이성호 지음 / 말글빛냄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금은 색다른 책이다.
  할아버지가 머리맡에서 조곤조곤 말씀해주신다. “내가 어렸을 때는 말이야~”하고. “이렇게 살았고 저렇게 살았었어. 얼마나 재미있었다고~”라고. 마치 자랑하듯 옛날이야기를 늘어놓으시는 듯했다. 옛날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법한 그림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전혀 부러워 보이지는 않던, 가난에 찌들어 보이던 생활들인데. 마땅히 가지고 놀 게 있기를 하나, 풍족한 생활을 하기를 했나. 그런데도 뭔가 매일같이 재미있는 일들이 생겨났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소소한 옛날이야기를 하시면서 잠시 그 시기에 젖어드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뭔지 모를 향수와 평온함이 느껴졌다. 저자가 ‘구세대’라 부르는 그 시대의 모습이었다. 지금의 우리 같은 ‘젊은 층’은 겪어보지 못한 생활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을 시작으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과거에 비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 생활이 풍족해진 만큼 부족해진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것들을 회복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끊임없이 ‘관계적 사고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실제로도 작은 실수로 인해서 타인과의 관계가 엇나가곤 할 때가 있다. 다시 되돌리기에는 껄끄러울 만큼. 그럴 때면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그러면서도 그리 심각하게는 생각해보지 않았을 문제들이다.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우리들의 그런 고민에 초점을 맞추어 저자는 특히 ‘신세대’ 층을 대상으로 하여 성공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해주고 있다. 좀 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을 살펴보고,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석한 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이 책 속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우러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더 실제적으로 와 닿았던 것 같다. 적절한 그림과 도표도 삽입되어 있어 한눈으로 살펴 볼 수도 있었다. 
 


 




  인상 깊었던 그림은 무엇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여기에 A와 B가 있다. 이 둘은 개인이기 때문에 각기 자기만의 영역을 소유하고 있다. 이는 자신만의 세계이며 따라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안락한 공간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적당한 양과 질의 공감영역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림에서 겹치는 부분이 그것을 가리킨다. 공유영역이면서 접촉지대이고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모든 것을 나눈다. 자신만의 공간과 함께하는 공간 사이를 스스로가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관계의 양상도 달라지는 것이다.




  평소에 ‘관계’라는 말을 우리는 참 잘도 쓴다. 그러면서도 관계가 얼마나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는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는 않는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세상이 얼마나 좁은데. 지금 이렇게 지나친 사람을 나중에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일인데. 나는 관계라는 것에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형성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절실하게 들었다. 




  때때로 원치 않게 관계로 인한 상처를 받을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의 실수로 관계를 망치는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럴 때면 이 책이, 이 책 속의 가르침이 꽉 막힌 내 앞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는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해 준다. 좋은 관계는 행복을 부르고 기쁨을 부르며 미소를 끌어당긴다. 이 책은 관계를 키워드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대화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도 함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안정적이고 따뜻한 망을 형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