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라이크 헤븐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권신아 그림 / 열림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오래 전에, 몇 년 전인 것 같은데, 영화로 <저스트 라이크 헤븐>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배우들의 연기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데, 특히 리즈 위더스푼이 귀엽다는 생각을 처음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로맨틱한 로렌과 아더의 사랑.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만큼이나 정말 아름다운 동화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잘나가는 한 건축가의 집 옷장 속에 ‘존재하고’ 있던 한 여인. 아더는 그 여인을 보는 순간 정말 까무러칠 정도로 놀라고 만다. 그런데다가 무단으로 남의 집에 침입해 놓고는 한다는 소리가 자신이 보이냐니. 그러고는 나갈 생각은커녕 얼토당토 않는 말로 남자를 설득시키려고만 한다. 자신은 영혼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진짜 몸은 병원에 안락사 되기 직전의 상태로 눕혀 있다고. 당신 눈에 내가 보인다는 사실이 나도 신기하다고. 정신이상자 아냐? 이따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을 한껏 놀란 상태의 남자에게 설명하려니 그건 처음부터 무리였다.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쉽게 믿을 수 있을까?




  운명이란 게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아더는 몇 차례의 의심과 자기 자신과의 짧은 싸움 끝에 로렌의 말을 믿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둔 채 로렌의 안락사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자신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에는 아랑곳하지도 않는다. 둘도 없는 ‘절친’의 도움을 받아 사랑하는 여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범죄 아닌 범죄를 저질러가며 그녀의 육체를 빼돌리고 둘은 그렇게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누어간다. 인적도 드문 한적한 곳에 둘만이 항상 함께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마치 환상 같은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인간과 영혼의 사랑이란 게 이렇게 로맨틱하게 그려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한편 아더는 로렌을 만나면서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어머니의 기억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너무나 어린 나이에 자신을 두고 홀로 죽음의 길을 걸어가셨던 어머니를 그리며 닫아두었던 상자를 열고 접어두었던 편지들을 펼쳐본다. 그리고 이제는 어머니를 어머니 자체로 받아들인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듯이 아더에게도 어머니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을 비워내고 나니 아더는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았다. 실제로 그를 눈앞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평온하고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창 행복이라는 감정을 만낄할 때, 그러나 로렌은 마음이 무겁다. 아더의 헌신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그를 사랑했기에 더는 그를 붙잡아둘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더와 로렌의 꿈같았던 시간은 서서히 끝을 향해 간다. 아더는 로렌을 잃고 예전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로렌이 아더의 인생에 등장했을 때보다도 더 아더는 망가져간다. 그리고 그렇게 망가져가는 아더를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로렌이다. 아마도 둘은 천생연분인 것 같다.




  로렌이 아더와의 사랑을, 추억을,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했던 시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아더가 로렌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영원토록 둘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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