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3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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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함께여야 해. 그게 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그들 사랑에 구구절절 늘어놓아야 할 이유 따위는 없다. 오직 함께여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일종의 당위성 말고는. 그렇기에 둘은 함께 해야만 했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할 것이다. 에드워드가 이 순간을 위해 백여 년을 기다렸으니까.




  <트와일라잇>과 <뉴 문>에 이어 시리즈 3권인 <이클립스>에는 또 어떤 존재가 등장할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읽기 시작을 했다. 이번 이야기는 거의 700페이지에 가까웠으나, 좀 더 많지 않은 양이 아쉽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아마 다른 책이 이정도 분량을 갖고 있었다면 한숨부터 나왔을 것이다. 저자 스테프니 메이어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마다 각 권의 프롤로그에 각각의 가장 클라이맥스 부분 한 장면씩을 옮겨 놓았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나타나는 프롤로그를 읽으면, <이클립스>에서도 역시 위기가 찾아오는 구나 짐작할 수 있다. 미리 알게 된다고 해서 시시하게 느껴지는 점은 없으며, 오히려 나도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어주었다. 




  늑대인간이 된 제이콥은 도무지 벨라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그를 에드워드는 ‘너그러이(!)’ 이해해준다. 어째서?! <이클립스>에서는 속 좁은 제이콥과 지극히 이타적인 에드워드의 성격이 극과 극으로 대조되어 보인다.







       내가 너를 떠났을 때, 벨라, 난 네가 피를 흘리게 내버려뒀어,

       제이콥은 널 다시 꿰매준 사람이지.

       그건 너희 둘에게 표시를 남겼어.

       그게 언젠가 저절로 사라지게 될지, 그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난 너희 둘을 탓할 수 없어,

       나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난 이미 용서 받았는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만든 결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는 거지.

    




  이렇게 이타적일 수 있는 건가? 그래서 불현듯 드러나는 에드워드의 ‘귀여운’ 질투는 반갑기까지 하다. 그리고는 나를 점점 더 제이콥의 안티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뉴 문>에서 제이콥은 내게 있는 대로 미움을 산 터라, <이클립스>에서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만 느껴졌다. 그런 것에도 아랑곳 않고 제이콥은 끊임없이 에드워드에게 도전하며, 벨라에게 계속해서 구애한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 건 둘 사이에서 벨라가 흔들렸다는 사실이다. 결국엔 에드워드와 함께 할 테지만, 이 모든 걸 꿰뚫고 있는 에드워드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을지 보지 않아도 훤하다. 에드워드와의 안정된 관계에서 제이콥 때문에 그녀의 마음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나부낄 때마다 나는 불안하고 조마조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벨라의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조차 이 정도의 초조함은 느끼지 못했다. 나는 다만 에드워드를 잃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확고한데, 왜 벨라 넌 나와 같지 않은 거냐고 묻고 또 물었다. 어떻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을 재고 있는 거냐고. 어느새 난 뱀파이어의 마법에 빠져 이야기 속에서 그들과 한데 뭉쳐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에 너무 에드워드와 벨라, 둘만을 생각하다보니 착한 뱀파이어 가족들의 존재감을 잊고 있었다. 칼라일, 에스미, 앨리스, 에밋, 재스퍼, 로잘리. 그들은 <이클립스>에서 여태까지 중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이제야 그들의 존재와 영향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되다니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선 그들이 대화내용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센스 있고 매력적인 각각의 캐릭터들이 모여 하나의 완벽한 가족을 만들었다. 항상 이타적이고자 애쓰던 에드워드의 모습은 그의 부모 칼라일과 에스미를 닮아서였고, 말없이 든든한 에밋, 천진난만한 앨리스,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로잘리,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능력에 비해 너무도 아픈 과거를 갖고 있는 재스퍼. 그들이 <이클립스>를 통해 우리 곁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들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인간’들보다도 더 지극했고 더 인간미가 넘쳤다. 그렇기에 뱀파이어에 대한 거부감은커녕 다가가고 싶기만 한 것 같다. 뱀파이어라고 하면 무시무시하고 날카로운 이빨만을 떠올렸던 그동안의 나에게 에드워드와 그의 가족은 뱀파이어의 따뜻한 이면을 보여주었다.




  또 한 번의 시련이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에서 다른 새로운 모험이 찾아오겠지. 아직 네 번째 이야기는 번역되지 않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이 이야기를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 또 한 번 원서를 읽고 싶은 마음을 가득 일으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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