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편지
신동근 외 지음 / 문이당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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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잃지 마세요.” 라며 그들이 한 데 입을 모았다.

  오십여 명의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통해 저마다의 사연으로 쓴 이야기는 <희망편지>라는 이름으로 한 데 엮이어 책으로 탄생했다. 편지를 띄운 사람들 중에는 시인도 있었고, 소아마비 장애인도 있었으며 실업자도 있었다. 기업의 CEO에서부터 자살하려 했던 사람까지 아주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직접 그 주인공이 되었다.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희망을 배우게 된 이야기를 편지에 담기도 했고, 눈으로 한 경험으로 대신 배운 것들에 대한 성찰을 담기도 했다.




  책의 전반부에 실려 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인데, 중국 교포 부부의 이야기가 특히 내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인천공항, 가족과 떨어져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을 보기 위해 아내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 가능성으로 인해 입국이 승인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던 아내. 바로 문만 열고 나가면 볼 수 있는 남편을 보지 못하고 유리벽을 사이에 두어야만 했던, 핸드폰으로 대화를 해야만 했던 가슴 아픈 부부의 이야기. 그들 부부의 아련하고 애절한 사랑은 쉰이 넘은 나이도 막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울고 있는 소녀. 사연을 들어보니 외국으로 입양되는 아이란다. 그러나 소녀의 오빠는 양부모가 같이 입양하기를 꺼려 함께 갈 수 없었다고. 오빠와 떨어지려니 너무 슬퍼서 전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 어린 소녀가 오빠와 떨어져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으로 멀리 떠날 생각을 했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어쩌면 평생 오빠를 만나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얼마나 두렵고 막막했을까.




  이 외에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딸의 담담한 이야기, 불치병과 싸워 이겨낸 멋진 사례들, 칠전팔기의 정신을 보여주는 경험들 등 절망과 희망 사이의 많은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여기 나온 이들은 끝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고통의 나락 속에서 뜻밖의 아주 작은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하고 거기에 작은 위로를 받는다. 그 작은 위로는 희망에의 의지로 바뀌어 노력이란 것을 하게 만들어주고 그것을 시작으로 점차 절망으로부터 발버둥 치며 벗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 태어난 사람들은 보내는 이가 되어 희망 편지를 쓴다. 예전의 자신만큼, 혹은 자신보다 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바로 편지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이는 희망 편지로 인해 새로운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순환이 계속되어 절망에 갇힌 사람들이 닥친 현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한다면 곧 세상은 밝은 빛으로만 가득 찰 것이다. 모두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 사회, 생각만으로도 아름답고 예쁜 그림이 그려진다.




  이 책을 덮은 지금, 문득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다. 과연 나도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과연 내 편지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은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언젠가 나도 그렇게 될 날을 꿈꾸며 조금씩 나만의 내공을, 나만의 희망의 빛을 만들고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봉사는

       어찌 보면 하는 자에게 만족을 주는 일이다.

       내가 쉴 것을 쉬지 않고 남에게 바쳤다는 뿌듯함,

       휴식보다 더 귀한 시간을 보냈다는 마음의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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