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 글로벌 동시불황이 왔다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지음, 이승녕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미처 200페이지도 한참 안 되는 이렇게 얇고 까만 책 속에 무거운 세계의 금융 위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 <세계 금융 위기>는 일본 잡지에 4회에 걸쳐 연재된 ‘글로벌 크라이시스’를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데 이리도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책을 펴기 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요즘 신문이며 텔레비전이며 모든 매체에서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져있다고 떠들어댄다. 경제라면 최근 들어 미네르바 덕분에 예전보다야 조금은 더 관심이 생겼지만 그래도 모른다고 하는 쪽에 더 가깝다. 경제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나도 심상치 않다는 것만은 느낄 수가 있을 정도로 경제위기는 심각한 듯 보인다. 금융 위기에 빠져 있는 미국. 이 위기는 그러나 미국에서 그치지 않고 유럽 각국으로 퍼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동시 불황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특히 영국에서 주택버블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러한 동시 불황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정말 문제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금융 위기의 근원이 ‘증권화’라고 하는 기법과 ‘그림자 금융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의 붕괴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금융 위기의 실체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전망한 책이 바로 <세계 금융 위기>이다. 그의 전망은 정말이지 어둠 그 자체였다. 한 마디로 ‘이대로라면 앞으로 망하고 말 것이다.’였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이 금융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향 역시 제시해 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책을 통해 살펴보니 저자가 이미 오래 전부터 위기 상황을 예측하고 경고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반 부시이즘의 편에 서서 그에 관련된 책까지 편 것도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이 내게는 그야말로 참 어려운 용어 밭과도 같다. 그림자 금융 시스템? OTC 딜리버티브? 헤지펀드? ... 물론 저자는 친절하게도 각 용어를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그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생소하기만 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꼭 글자 사이에서 이리저리 헤매기만 한 기분이 들었다. 책이 두껍지 않다고 해서 어렵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어리석었다. 왜 이렇게 경제엔 눈이 어두운 것인지. 이 책을 가지고 누군가 속 시원히 강의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 저자에 의해 쓰인 책이니만큼 일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의 당선을 가정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쓰인 책이다.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을 미래의 일인 양 읽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특별 기고문이라는 챕터를 통해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다. 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든지 계속되는 구조조정이라든지 현재의 실정을 지적하고 이러한 ‘위기’가 절대로 간단히 해결될 수는 없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통해 우리 또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바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다. 고용, 연금, 의료 등의 사회보장을 시급히 재정립해야 한다. 장래성 있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며, 자연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농업지원도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 동아시아 차원에서 통화와 무역의 연대를 만드는 것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판단하여 바꾸어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에게 닥친 ‘위기’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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