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민족종교 말살책>

일제의 민족종교 말살책 - 개정판
윤이흠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7년 10월

  학교에서 역사 교과서를 배울 때도, 그리고 역사 관련 책들을 읽을 때도 일제 시기의 부분이 나오면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가슴이 참 답답해지고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시기 우리의 조상들은 모든 면에서 핍박을 받았고, 억압받았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일본의 악행 중에서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종교를 말살하여 했던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일제의 한국 민족종교 말살책>은 일제하에 우리 민족이 가졌던 투지와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쓰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인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였다. 그리고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어떤 점에 문제가 있는지, 또 그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다시 조명해 보아야 하는지도 제시하고 있었다.

  <일제의 한국 민족종교 말살책>은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일제의 악행, 즉 그들이 우리의 민족종교를 어떻게 관리하고 다루었는지 유형을 나누어 정리해 보여주었고, 각각 시대별로도 정리해놓고 있었다. 우선 전체적으로 큰 그림 속에서 일제와 우리의 관계를 살펴보고 그 관계가 우리의 민족종교 탄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각각의 탄압 사례들을 실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민족종교란 종교학상의 분류에서 어떤 특정한 민족이나 인종만이 믿는 종교를 말한다. 특히 같은 문화양식을 공유하는 혈연이나 지연의 결합성이 강한 민족에게서 볼 수 있으며, 민족의 성립과 함께 발생된 종교로서 신봉되는 것이 상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민족종교에도 역시 우리 민족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일제는 우리의 민족정신을 흩뜨려 놓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그들은 교묘한 정책들까지 이용하여 우리의 민족종교를 철저하게 말살시켜 갔다. 특히 그들은 우리의 민족종교를 ‘유사종교類似宗敎’나 ‘사이비종교似而非宗敎’로 몰아붙여 우리 민족종교의 존재론적 당위성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일제는 대체로 다섯 가지의 탄압 정책으로 한국 민족종교를 탄압했는데, 그것들을 살펴보면, 첫째, 괴뢰 단체를 통한 분열정책, 둘째, 이념적 내부 분열 정책, 셋째, 민족 감정의 이반을 통한 고립정책, 넷째, 반사회단체로의 매도정책, 다섯째, 무력적 제압정책이 그것이다. 일제는 이 다섯 가지를 큰 축으로 정해 놓고, 우리의 민족종교를 말살시켜 나갔다. 특히 3개 종교인 천도교, 보천교, 대종교의 탄압이 심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조상이 얼마나 희생당했는지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사례 부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도덕적인 판단과 장기적인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체의식이 요청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우리에게는 주체의식이 필요하며 이 주체의식이라는 것은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민족에게든 요구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종교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세계로 나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횡포 앞에서 희생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은 이미 무의미하다.

      그 희생을 얼마나 축소시키느냐 하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첫째, 그 판단과 결정이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어야

      후에 역사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장기적인 안목과 이성적인 근거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