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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우리말 달인 ㅣ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 1
엄민용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 참 건방지다. 진정한 우리말 달인이 있을 수 있을까. 항상 쓰는 말인 데 틀릴 게 뭐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우리가 평소에 쓰고 있는 말들 중에는 잘못된 표현들이 많다. 심지어는 넘쳐나고 있다. 맞춤법 신경 써야지, 띄어쓰기 잘해야지, 외래어 표기는 또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가 말이다. 하나같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우리말에 정말 달인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생각이 많이 짧았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걸까? 소중하고 귀한 우리말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살아오고 있었다니 부끄러울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니 달인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 책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더 재밌게 느껴지고 더 실용적이라고 느껴졌던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구어체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문법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누군가가 말해주고 있는 느낌. 때로는 장난도, 때로는 유머도 섞어가면서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말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었다. 단어와 맞춤법, 우리말 문법, 띄어쓰기, 한자말, 외래어 표기 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서로 연결 지어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복잡하게 만들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게 바로 우리말인 것 같다. 좀 더 쉽게 올바른 우리말을 접할 수 있도록 그들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도, 또 그 결과에서도 효과적이었다. 이건 문법이니까 무조건 외워라가 아니다. 말의 어원을 좇아 올라가 설명함으로써, 이렇게 써왔기 때문에, 어원이 이렇기 때문에 당연히 이렇게 쓰는 게 옳다, 라고 가르쳐 주기 때문에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눈이 부었을 때, “눈두덩이가 부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잘못된 표현이었다. ‘눈두덩이’의 올바른 표현은 ‘눈두덩’이었다. “귀뜸이라도 좀 해주지 그랬어.”에서 ‘귀뜸’도 잘못 쓰고 있는 표현이었다. ‘귀띔’이라고 써야 올바른 단어가 된다.
“한 가정의 애끓는 사연이 있습니다.”이 역시 알고 보면 틀린 표현이다. ‘애’라는 것은 창자의 옛말로써,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표현하려면 ‘애끊는’으로 써야 옳다. 보거나 듣기에 민망하거나 부끄러운 상황을 가리켜 보통 “남사스럽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남우세스럽다.’나 ‘남세스럽다.’의 잘못된 표현. ‘남사스럽다’는 말은 바른 말에서 멀어져도 한참이나 멀어져있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내용이 실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말들을 바로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더없이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말을 쓰는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건방진 달인이 되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