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2 - 우리 동네 집값의 비밀에서 사무실 정치학의 논리까지, 불확실한 현실에 대처하는 경제학의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2
팀 하포드 지음, 이진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경제학은 관심은 많고 아는 것은 없는 학문이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친구의 책을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웬 외계문자들이 이렇게 많은가 했다. 경제학자들을 보면 경외감부터 생겼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항상 궁금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 팀 하포드는 인외, 그 자체였다. 사진 속 팀 하포드의 표정에서는 장난기가 가득한 악동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러나 화려한 경력을 읽어 내려가면서 사람을 첫인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했고, 세계은행에서 경제학자들의 집필 자문을 맡았으며, 경제학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이자 이 책의 전 권이기도 한 <경제학 콘서트>는 2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될 만큼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이라고 하기보다는 좀 더 일상생활에 가까이 두어 다루기를 시도했던 저자는 <경제학 콘서트> 속에서, 그리고 뒤를 이은 <경제학 콘서트 2>에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현명한 경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경제학 콘서트>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2권을 읽어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을까 하는 걱정이 보다 앞섰다.




  차례를 본다. 아홉 개의 chapter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의 제목부터가 시선을 확 끌었다. “똑똑한 사람은 AIDS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정말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였다. 이 외에도 게임의 달인 인생의 달인, 멋진 여자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 이유,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연봉의 비밀, 내 이웃은 누구인가, 차별당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 도시에서 영리하게 살아가기, 합리적인 유권자 생활, 부유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라는 제목으로 각 장이 구성되어 있었다. 정말 이런 것들이 경제학이라는 학문과 관련이 있다는 걸까? AIDS와 경제가 무슨 상관이며, 포커 게임이 어떻게 경제학으로 설명이 될 수 있는지, 순식간에 내 머릿속은 궁금한 점으로 가득 찼다. 제목만 봤는데도 다 읽고 난 후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내 모습이 떠올라 빨리 읽고 싶었다. 책이 경제학을 다루고 있는 만큼 ‘합리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숫자를 세어 본다면 꽤 될 것 같았다. 저자는 시종일관 주장한다. 합리적인 행동은 인생을 아우르며 방대하게, 그리고 예기치 못한 곳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말이다.




  책에서는 기상천외한 여러 실험들을 접할 수 있었다. 쥐를 가지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을 하기도 했고(이것이 원래 목표는 아니었지만, 결론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 포커 게임이나 결혼 시장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경제 이론으로 만들어낸 학자들도 소개하고 있다. 나는 포커 게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본 게 전부일 뿐이다. 그 속에서 내가 본 포커 게임은 철저하게 운이 따라야 하며, 상대방의 표정도 읽어야 하고 무엇보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들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이었다. 그러나 <게임 이론>으로 설명된 포커 게임은 그러한 심리적인 부분들까지도 합리적이라는 경제학으로 설명이 가능해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게임하는 사람들이 천재여야만 한다는(수많은 경우를 계산하고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제가 깔려있을 때에 비로소 가능하지만 말이다. 결국은 적용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자들은 정말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경제학으로 풀어보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기 때문이다. 결혼 시장을 공급과 수요로 보았고, 연애와 사랑의 감정까지도 인간의 합리적 판단을 내세운 경제학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혼율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을 경제 속의 ‘인센티브’와 관련지어 설명했고, 인종 차별에 초점을 맞추어 개인의 합리적 결정이 사회 전체에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 콘서트 2>를 덮으면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예상했던, ‘회심의 미소’는 안타깝게도 지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고, 잠깐을 놓치면 그 장 전체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생겨 집중 또 집중을 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경제학 초보’인 나는 좀 더 경제학에 대한 지식을 쌓은 뒤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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