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초콜릿
황경신 지음, 권신아 그림 / 북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달콤하다. 초콜릿.

 제목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느낌만으로 이 책을 골랐다. PAPER라는 잡지에 싣는 글로 유명한 황경신과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를 나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 핑계를 댄다면 나는 만화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될까. 그래서 작가와 일러스트의 후광은 뒤로하고 제목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는 그냥 건너뛰고 ‘본문’에만 충실해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언젠가 우연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읽은 적이 있는데 책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뒤로는 프롤로그, 에필로그도 절대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 <밀리언달러 초콜릿>은 프롤로그부터 아름답고 달콤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추 초콜릿 두 봉지가 하얀 눈 위로 날리듯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풍경. 그 색색의 초콜릿은 이미 내 마음속에서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예쁜 파스텔 그림으로 그려졌다.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읽는 책의 장르가 동화책이었던 시절, 내 꿈은 아동문학가였다. 내가 읽는 동화책들을 써준 멋진 작가처럼 나도 훌륭한 아동문학가가 되어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늘 줄 모르는 글 솜씨라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어린 시절 꿈은 그렇게 꿈속에 묻어 버리고 말았다. 이 책 <밀리언달러 초콜릿>을 읽고 새삼 그 때가 다시 떠오른 건 왜였을까. 아마도 내 안에서 나도 모르게 동경하고 있던 멋진 ‘글 솜씨’를 드디어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맛이 있었다. 황경신 작가의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고, 시라고도 할 수 있는, 한 편 한 편의 글마다 저마다의 인생과 사랑을 주제로 길고 짧은 글들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읽는 내내 구름 위를 걷고 있었다고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나는 이 책에 푹 빠져들었다.  

 작가의 글 못지않게 내 시선을 사로잡은 일러스트 또한 아름다웠다.



 

 학교 수업에서도 미술 시간을 제일 싫어했을 만큼 나는 미술에도 참 소질이 없다. 그림 잘 그리는 친구를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밀리언달러 초콜릿>은 그러니까 내가 부러워하는 것들로만 가득한 책이었다. 순수함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부터 아름다운 글까지 아주 달콤한 초콜릿을 입에 한가득 문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황경신과 권신아의 글과 그림이 담겨 있을 PAPER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랑은 그냥 하는 것입니다. 아시겠어요? 
   믿는 게 아니라, 그냥 나누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바람을 타고 가볍게 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구름, 
  그리고 구름을 어우르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는 바람. 
  당신은 이런 사랑을 배운 적이 있나요? 
  아주 오래 전에 시작되었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구름과 바람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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