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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봄꿈
한승원 지음 / 비채 / 2013년 4월
평점 :
이 작품은 '녹두장군 전봉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 아니다.
전봉준이 죽임을 당하기 전 몇개월..119일간의 기록이다.
그의 죽음을 아는이는 드물다. 물론 역사에는 그분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 있지만 이 책에서처럼 고독하게 그려지지는 않았었다.
이미 패군의 수장이 된 전봉준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정말 안타깝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고, 또 그 어떤 수식어를 갖다붙여도 모자랄정도이다..그저 고독한 최후를 맞은 전봉준의 넋을 기릴뿐이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참담해져가는 전봉준을 끔찍하리만치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눈물겹다라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던 시간..
백성을 위해 일어났지만 백성에 의해 죽어간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날들의 이야기..
한편의 눈물겹고 감동스러운 영화를 한편 본듯한 느낌이다.
만약 '동학농민운동'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지금의 이나라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있을까..
그운동에 실패하고 다시 일어설수 없을을 직감한 그가 스스로 잡히고 한양까지 가는 여정의 이야기..
끌려가면서 수없이 보아야 했던 조선 백성들의 수난과 일본의 패악질..조선 백성들에게서 빼앗은것인줄 뻔히 알면서도 먹어야 하는 곡식...그러한 것들이 아마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을것이다.
내년이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지 꼭 12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갑오년...(1894년), 보국안민, 척양척왜, 호남일대를 민중의 힘으로 이끌었던 전봉준의 동학군..
일본의 힘을빌려 공주 우금치 고개에서 전멸시켜 버리고 희망을 꺽어버렸던 관군..
이토히로부미의 양자가되어 몸과 영혼을 팔아먹고 극악무도한 짓을 벌이는 천종관..
아팠다..아프다..계속 아플것이다..
우리의 역사중에서 가장 아파야했던 때가 그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극악무도한 일본인들이 한짓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들을 보고싶지않은데..하지만 용서도 하고 화해도 해야하는데 왜그리 역사를 날조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을 안하는지...
그렇게 죽어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볼 면목이 없다.
용서를 받아내지 못하는 지금의 후손들 또한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독일을 보면 종전되자마자 시작한 피해보상과 잘못의 뉘우침..지금까지 이어지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들을 가금 뉴스를 통해서 볼수가 있다. 그렇지만 일본은...답이 없는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일본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사람들이지만 더욱더 그들을 미워하게끔 생각들게하는 책이다.
자고일어나보니 그저 봄꿈으로만 끝을 맺는 나이 마흔의 전봉준은 아프고 고독하게 살다간 우리의 역사속의 진정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