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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 정택진 소설
정택진 지음 / 해냄 / 2013년 12월
평점 :
이외수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읽게되었던 책.. 책소개를 읽다보니 본 문학제의심사과정이 꽤나 고통스러웠다는 표현도 있드만...
개인적으로 이외수님의 문체를 많이 좋아하는편이라서 과연 그분의 느낌이 나올수 있는 작품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펼쳐보았다.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아니 완전히 다르다. 정택진 작가님도 이분만의 특징과 묘사가 적절하게 잘 만들어낸것 같다는 평가를 해보았다.
또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남도사투리 일색이어서 힘은 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던것 같다.
장편소설은 아니고 중편소설이 맞는것 같다. 상당히 짧은 분량에 세시간정도만 투자하면 다 읽을수 있을정도..
처음엔 거센 사투리가 적응이 안되더니만 읽다보니 상당부분 알아먹히더라는..처음 도입부분은 대부분 사투리다.
처음 듣는 사투리도 많아서 책의 뒷장에 수록되어있는 어휘정리를 몇번이고 보아야했던것 같다.
어휘정리도 사전처럼 깔끔하게 잘해놓았다. 작가의 연혁을 잠깐 살펴보았더니 이분도 참 재미나게 살아가는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문장은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책의 본질은 인간내면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무언가를 끌어내는듯한, 또한 인간의 삶을 되돌려보는 작가의 시각이 눈에 띄였던 작품이었다. 사물의 특징에 대한 묘사도 정직하였다고 보고 역사인식자체도 많은 부분에서 투명하게 받아들인것 같다.
언제든 광주사태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읽을때마다 느끼는것이 이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민대머리에게 격노하게된다.
이책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서 광주사태에서 있었던 안좋은 기억하나를 끄집어내는데 자기손으로 별을 척척 달아내는 민대머리가 등장한다.
남도의 외딴섬 청뫼도에서 나고자라 의형제를 맺은 네명의 친구들이 수십년이 지나 한자리에 모여 배를 타고 나갔다가 죽음과 삶의 기로를 맞닥드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과거의 반성과 자아의 성찰, 친구간의 끈끈함과 우정, 잘못진행되어온 인생의 굴곡등. 교훈적이 내용도 많아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죽음의 문턱앞에 서있으면서도 주인공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 한명만이 이루어놓은것들에 대해 또는 해야할일들에 대해 안타까워할뿐 다른 친구 두명은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와중에서도 농담도 주고받으며 재미있다. 연신 종교에 의지해 기도만 해대는 단 한남자만 빼고..
외딴섬에서 태어나 어부의 자식들로 태어난 남자들의 살아온 인생이야기와 야망을 쫒는 한남자의 비틀어진 시선, 그들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우정이라는 끈끈한 결속력, 어느하나 지적해내지 못할것만같은 작품.
그도 그럴것이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꽤나 많은 고민과 번복으로 당선이 된 작품이라니 간결하지 않을수 있엇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