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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고향인 대전에 다시 내려와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전 원대한 포부와 꿈을 싣고 서울로 상경했었다. 사는곳은 강북이었고
일하는곳도 강북이었지만 난 언젠가 강남으로 꼭 입성하겠다라는 굳은 마음을 먹으며 생활을 할때였다. 그때 만났던 친구 하나가 어린시절을 강남에서
보냈었는데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강남으로 가는걸 극구 말리고 싶다고했다. 친구도 집과 학교, 학원을 오가며 살았었고 지금의 아이들 또한 자신이
지냈던 그 시절보다도 훨씬 더 힘들게 공부에만 매달려서 살아야한다고....치열한 경쟁을 각오하지 못한다면 절대 만류하고싶다고 ...했다
이 책 [잠실동 사람들]은 그러한 책이다...교육을 바라보는 현대사회의 단편적인 시선을 실랄하게 꼬집어내고 비꼬고있는듯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어떻게 보면 17명의 주인공들이 각각의 시점으로 본 짧막한 단편소설을 모아놓은듯한 느낌 같지만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연결되어있다.
계급상승에의 욕구라고 할까?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그런것을 꿈꾼다...부모, 선생님, 또는 과외선생님, 학생들의 강한 욕구와 처참한
좌절, 등 잠실동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현실세계에서의 불합리 함을 합리로 여기며 살아나가는것을 풀어냈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싶을정도로
각박하고 소통이 되지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설마'라는 단어를 여러번 되풀이 했던것 같다. 이 소설이 패트라고는 하지만 이야기속에
작가의 비약이 완전히 없지는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가끔 뉴스를 통해 볼수 있는 강남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었다.
실제로 있는 2단지의 '리센츠'를 배경으로 했고 그곳 사람들은 이미 들어서 알고있는 사건들을 소재로 썼다고 한다. 책에나오는 장소도 너무나
구체적이었고 상세한 묘사도 인상적이었다.
외국인들이 보는 잠실동의 모순에서 '낮에도 건물에 가려 햇빛이 안 드는데서 자란 아아가 과연 어떻게 포부를 품을수 있을까'
라는 부분을 읽는데...그 부분에서 정말 공감이 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오로지 계급상승의 욕구, 아이를 꼭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는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기위한 방법을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각각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신셰계를 만들어놓은 곳...그곳이 잠실이다. 그런 잠실에서
살면서도 잠실사람이 아닌 이야기들도 있다.
반지하방, 또는 문밖에 내어놓은 음식물을 몰래 주워먹는 아이 등...매춘으로 근근이 삶을 버티고있는 대학생, 친일파 후손등 씁쓸한 뒷모습이
담긴 이야기들도 다수 등장한다.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이 사실일까라는 의구심이 들고 '설마'하는 감정들이 오가며 이
책을 읽어냈지만 참 재미있게 잘 읽었다...필자가 몰랐었던 잠실동 사람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던것 같고,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크나큰 교훈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