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시'를 읽었다.

최근 들어 가장 생각나는 '시'는 윤동주님의 '별 헤는 밤'이었는데 이건 뭔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요새 밤에 '별' 사진을 찍다보니 제일 많이 접했던 시가 이거라서. 게다가 쓸데없이 또 생각나는 게 모나미에서 새로 나온 볼펜이 윤동주님의 시를 테마로 하고 있어서 그런 거... ㅎㅎㅎ

쓰고 보니 진짜 쓸데없다.


오랜만에 시를 읽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진짜 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더불어 이 안에는 영어 공부도 하게 만드려는 의도??인지 시에 대한 설명과 동시에 자주 쓰는 표현이랄까.. 아무튼 알아두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설명이 있었다. 제목도 '영시로 배우는 영어' 다 ㅋㅋㅋ

여기에 나온 문장들만 적어놔도 웬만한 숙어.. (오랜만에 써 보는 단어!!) 는 알 것 같네.


영어로 시를 쓰고, 번역을 해 준 뒤에 그 시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시인에 대한 설명도 앞에 나와 있어서 시인에 대해 알고, 시를 읽고, 그 후에 설명을 들으니 이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는지 조금은 더 이해가 됐다.

더불어 영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렵다는 느낌이 없었다.(다른 나라 소설을 읽다보면 거리감이 느껴지는 책들도 많다)


첫 장에 나온 시가 좋았다. 일부를 써보자면

- 난 혼자예요,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고받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그 모든 다정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가 제일 마음에 든다.

진짜 시를 읽었던 게 언제인지 생각도 안 났는데 이번 책으로 인해 시를 읽으면서 차분해지고, 시를 한번 더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윤동주님 시집 다 읽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학생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평가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담긴 글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틀린 곳이 너무 많아 어떻게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글이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생각을 전혀 못하는 건 아닌 듯싶다. 학생을 불러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물어보면 대개는 적절하게 답변한다. 내용은 알지만 이를 명료하고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 바로 이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이다. 


- 더 잘 요약하려면 많이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읽은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요약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참 공부를 할 때에, 제일 어려웠던 건 요약도 요약이지만 시험 그 후에 따라오는 논술이었다.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여기서 잘해도 논술을 못하면 소용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글쓰기는 정말 어려웠다. 예로 같이 공부했던 한 친구는 논술은 자신이 없어서 학원에 가서 특강을 들은 후에 거기서 보여주는 몇개의 예제를 외워서 쓰고 왔다고 했다. 다른 어려운 것도 많이 있겠지만 글쓰기만큼 어려운 것은 없지 싶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공책에 뭔가를 쓰는 것도 좋아하니까 '나도 써보자'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진짜 작가님들은 어떻게 쓰시는 걸까.. 하면서 궁금해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책에 작가님들이 글을 쓰기 전 작품에 필요한 배경이 되는 지역의 답사, 그 곳의 문화, 그 곳의 주민생활 등등등.. 거기다 역사물을 쓰려면 그 시대를 철저하게 고증해야 하는 것도 필요했다. 답사는 좋지만.. 으으으.. 다른 건 진짜 시작도 못하겠기에.. 이제는 생각도 안 한다.


초등학교 때는 일기도 쓰는 법을 알려줬다. 처음에는 종일 뭘 했는지, 그리고 후에 반성해야 할 내용.

그리고 서술을 할 때도 주제를 먼저 정하고 왜 그 주제를 선택했는지, 뒷받침이 되는 근거를 나열하고 마지막에 요약을 하라고. 매번 이런 식이었는데 나만의 글을 쓰려니 이게 되냐고...


이 책에서도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데.. 으어.. 나는 먼저 책을 읽고 난 뒤에,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부터 해야될 것 같다. 요약도 많은 부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부분을 선택한 후에 그것을 나만의 언어로 만드는 연습.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그동안 너무 '주입식 글쓰기'로만 하고 있었구나.. 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떤 책을 읽고 나서 느낌부터 쓰면 어떤가!! 줄거리는 빠져 있으면 어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정작 쓰는 건... 예전이랑 똑같다.


근데 이 책도.. 실천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 어렵다.

일단 요약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책을 읽고 난 뒤의 내 느낌을 조금 더 다듬는 노력을 해야겠다.


그러므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남희 번역가의 글은 정말 재미있다!"

띠지에 쓰여있는 그대로였다.

번역가님은 처음 일본 소설을 접했던 '온다 여사'의 '밤의 피크닉'으로 만났다.

몰랐는데 지금 찾아보니 그렇다. ㅎㅎㅎ 이 또한 어찌나 반가운지.

책을 읽으면서 풍경의 묘사라던가, 심리 변화를 너무 잘 표현해 주셔서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그 뒤로도 꽤 많은 온다 여사의 책들을 읽었는데 어라?? 보니까 좋아하는 책은 거의 다 번역가님이 하신 작품들이었다. 이 책에서도 나오는 '츠바키 문구점' 의 작가  '오가와 이토' 님의 책들도 정말정말 잘 읽었는데. 특히나 '츠바키 문구점'은... 아아~ 너무나 좋아서 읽고 나서도 계속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후속작도 너무나 좋았고.. 특히나 거기에 나오는 가마쿠라는 몇년 전에 도쿄를 처음 갔을 때 아는 동생들이 데려가 준 곳이었다. 가마쿠라에 가기 전 '슬램덩크' 오프닝에도 나오는 에노시마를 갔는데.. 거기서 전철이 지나가는 장면을 찍겠다고 계속 셔터를 눌러댔던 기억이 난다.

아아~ 그만큼 좋았는데.. 다시 가려고 했더니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냥.. 누군가 다녀왔다는.. 그런 얘기만 듣는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반가웠던 부분들이다.

'배를 엮다'는 책으로도 읽고, 드라마로도 보고, 애니메이션은 고이 모셔두고 아직 보지 않았다.

드라마는 '하루'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몇번을 보고 또 봤는지... 아, 이 드라마는 정말 걸작이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동경? 했던 출판사의 면모를 알 것 같아서 더 좋았던...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이 너무 좋은.. ㅋㅋㅋㅋㅋ 하루랑 남주.. 좋아하는데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난다...


그리고 '츠바키 문구점'!!! 제목만 봐도 벌써 말랑말랑해지는 이 책은... 소장해야는데.

도서관에서 어떤 책인지 읽어보고 구입한다고 해놓고 이러고 있다. 두권 다 꼭 사야지. 번역가님 덕에 진짜진짜 잘 읽었어요.  너무나 보물같은 책이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언젠가 한번 동창회에 나갔었는데.. 동창회라기 보다는 졸업 동기?? 그것도 초등학교.. 그러니 얼마나 얼굴을 안 보고 산거야. 게다가 나는 번역가님의 어린 시절과 비슷하게 존재감이 없었던 사람이라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다. 으으으.. 지금 생각만 해도 싫다.

그 동안 소식도 모르고, 얼굴도 거의 잊혀지고,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그 곳에 앉아 초등학교 때의 추억만을 놓고 보자니 할 말도 없고.. 그나마 얘기하는 애들은 어느 정도 연락을 하고 있었나보다. 나만 여기서 뭐하나.. 이러고 있었다. 다시는 가지 말아야지....


번역가님 책 너무 재밌었어요. 읽으면서 나도 조금만 일본어를 잘했더라면.. 하고 생각했다.

근데 번역가님.. 그동안의 작품들을 읽었을 때는... 그렇게 나이가 많으시다고 생각지 못했는데.. 이건 의외였습니다..


번역가님 책 또 만나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X세대는 개인주의 세대로 고립무원이다. 자급자족, 자력갱생이다.  

386세대는 "나 때는..."을 운운해 '라떼 상사'가 되었지만, 반대로 이들은 '우유 상사'다. 우유부단해서 연민의 대상이 되었다. 


- 젊은이들에게 빌려주기 위한 손수건은 늘 갖춰놓되, 울기 전에 미리 닦아주는 성급함은 갖지 않는 것, 그것이 선배의 지혜다. 후배에게 묻고 배우자. 선배세대가 오래돼 상한 포도주스가 아니라 명품 와인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생존의 필수 지혜다.


처음 읽을 때.. 아아.. 이 책 좀처럼 읽기 어렵겠구나 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3세대의 비교가 참... 너무나 적절해서 할 말을 잃었다.

일하다 보니 나도 '우리 때는... 이랬는데...'라는 말을 참 많이도 하더라. 딱히 비교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경우가 두가지가 있었는데 

전에 일하던 곳에서 같이 일하던 분이 그만두시고 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 새로 오셨었다.

한참 바쁘던 시기였고, 그래서 빨리 일을 하려던 마음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분께 설명도 제대로 못 드리고, 챙겨드리지도 못했는데 나중에.. 어떻게 일을 혼자 하냐면서, 나도 이 일을 한 지가 꽤 됐는데 아랫사람 부리듯이 한다고.. 그렇게 한 건 아니었다. 변명 같지만 일을 빨리 해서 넘겨줘야 했었고.. 그분이 오셨을 때는 막 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더 그랬다. 나이 많은 사람을 배려해주지도 않는다면서 오자마자 나이로 누르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같은 일을 하는데 본인은 다른 데에 또 강의를 나가야 해서 그 시간에 수강하는 학생들을 다 나한테 넘기고 했으면서 안 챙기면 섭섭하다고 하고.. 뭐 어쩌라는 건가! 본인의 편의를 내가 다 맞춰줘야 하는 것도 아닌데.


다른 한 경우는 이직한 곳에 새로 들어온 분이었다.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에서 해보지도 않고, 왜 제가 그 일을 해야 하며, 그런 일까지 다 어떻게 하냐고 펑펑 울더라고.. 아니, 일단 시작은 해보고 울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전임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문서야 뒤져보면 전에 작성한 게 그대로 있으니 바뀐 부분만 수정하면 되고.. 그리고 본인이 그 일의 담당자인데 그럼 누가 하냔 말이지...


이런 경우가 있으니 우리 때는.. 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라고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단다.

알바를 하더라도 조금만 힘들면 아무 얘기도 없이 바로 다음 날 나오지도 않고, 그나마 톡으로 보내는 사람은 양반이다.


이런 얘기들이 이 책에 구구절절하게 나와 있다. 나는 어느 세대에 해당하는지, 내 생각은 과연 젊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어떤지.. 이런 걸 따지면서 읽으니까 훨씬 재밌었다.


당당한 MZ세대.. 성과급도 기여도에 따라 나와야 하고, 본인의 일이 아니면 일단 거절한다. 잡일은 막내가 하는 시대도 있었건만 이들은 내 일에 도움도 안되는데 그걸 왜 내가 하냐는 식이다.. 틀린 말도 아니라서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얘기할 때 그 일을 해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라고 한다.


일하면서 고충이 많은 직장인들이여..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길 바란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다독여 가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그러니까 '배가 고프니까' '맛있고 예쁘니까'라는 기분은 인간의 깊은 곳에 자리한 중요한 욕구입니다. 기초연구도 같은 욕구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알고 싶다'는 마음은 공복감과 비슷해요.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기 때문에 연구하는 겁니다.


아니, '사랑'도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어째서 이 책에는 '사랑'의 대상이 인간이 아니라 '식물'인거죠??? 작가님, 대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으셨던 거죠?


T대 대학원생으로 생물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모토무라. 식물외에는 어떤 것도 관심이 없는 모토무라. 여자이면서 자신을 꾸미는 것도, 먹는 것에도 크게 관심이 없는 그녀의 세계는 온통 '애기장대'라는 식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가 '사랑'을 느끼는 상대는 말하자면 '식물'인 것이다.


그리고 양식당 '엔푸쿠테이'에서 조리법을 배우고 있는 후지마루. 아직은 주인을 '대장'이라고 부르며 어깨너머로 요리를 배우고 있는 견습이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그가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원으로 음식을 배달하면서부터였다. 식물을 소중하게 다루는 그녀를 보며 갑작스럽게 고백을 하고 만다.  


후지마루의 진지한 고백에 대해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에게는 여유가 없다는 말로 후지마루를 밀어내고.. 그녀의 대답에 한편으론 낙담하면서도 그녀를 알기에 좋아하는 마음을 접지 않은 채 그녀의 친구로 남기로 한다.


도대체가 책에 두 사람의 이야기도 물론 있고, 주위 사람들의 얘기도 있지만.. 아, 진짜 중요한 두 사람의 얘기는 그냥.. 그냥 식물뿐이다. 고백한 후지마루도 선인장을 키우기 시작한 후로 선인장을 애지중지 하고 있고, 모토무라는 여전히 애기장대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나는 답답한데 두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요새 로맨스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나 봐...


표지도 신비롭고, 책 내용도 좋았는데.. 다른 사람이 읽으면 이 책... 생물학 책인 줄 알겠어요.

제목과 내용이 맞긴 하지만 이렇게 식물 얘기만 나오다뇨.. 거기다 음식 얘기도 나와서 읽을때마다 배고팠어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작가님이 자칫하면 어두울 수 있는 마음을 거절할 때의 순간을. 식물과 함께 얘기해줘서 더는 무겁지 않게 지나갈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고백했는데 왜 받아주지 않냐고, 그럼 다신 볼 수 없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음식과 식물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 이 관계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