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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평점 :
"고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고민이 있다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
여기서부터 모든 고민의 해결책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신병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섭다기보다 두려웠다.
이곳에 가면 내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까 봐. 그도 그럴게 '정신'병원이다. 이곳에 간다는 건 내 스스로도 이상하다는 걸 알리는 것이 아닌가 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곳은 이상한 곳이 아니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곳이라고 한다. 누구나가 지고 있는, 다들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들어주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곳이라며.
한번도 이런 생각은 하지 못했다. '상담'하는 곳이라는 것보다는 병을, 고치는 병원이 아닌가!
누가 봐도 그곳은 병원인데.. 여기 이 선생님은 그곳은 '상담소'라고 한다.
'마음의 상담소'
- 사실 '만남' 자체가 이미 나눔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것이니까. 나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그(녀)는 그(녀)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우리는 공유하며 공존한다. 게다가 우리는 만나서 '고민'을 나눈다. 고민을 나누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았던, 보여주지 못했던 속마음을. 내가 추구하는 상담은 이렇게 두 사람이 만나서 마음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심리'에세이 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권 읽었다.
그러나 어느 책들도 이만큼 편안하게 읽지 못했다. 그 전의 책들은 읽으면서 '이런 얘기는 나도 할 수 있어' 라거나 '이렇게 하는 건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던 반면, 이 책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도 힘들 때 그저 가만히 내 얘기를 '먼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내 말을 막는 것이 아니라 내 얘기에 귀 기울여주며 그저 토닥거려 주는. 딱 그거면 됐었다.
나도 '임재영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
가끔 울컥울컥하는 내 마음이 왜 그런건지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