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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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슥슥 넘기기에 좋다.

뭔가 생각하기 싫을 때 막 넘기면 더 좋을 것 같다.

한 장에 한 물음씩인데.. 이게 막 넘기다가 묘하게 머릿속에서 답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런 물음.

- 커피와 차 중에서 보통 무얼 마시나요?

- 커피. 물론 차도 마시지만 금방 떠오른 대답은 커피다.

- 말만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이러면서 속으로 말을 하고 있다!!!

- 어떻게 하면 기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는

- 방법이 있다면 알고 싶다 라고.. ;;;;;;


- 잘못 걸려온 전화를 끊지 않고 오랫동안 통화한 적이 있습니까?

이 질문을 보는데 대학교 때 걸려왔던 전화가 생각났다.

모르는 번호이긴 했는데 일단 받아보자 라는 마음이었고, 듣다보니 친구 목소리랑 너무 똑같아서 순간 친구가 장난치는 게 아닌가 했다. 근데 좀 지나고 보니 친구가 아니었고, 미안하다고 하고 끊었는데

그 다음부터 그 여자가 계속 전화를 하면서 아니, 아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왜 전화를 받았냐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따지던지. 나는 친구랑 목소리가 똑같아서 장난치는 줄 알았다부터 시작해서 계속 같은 이야기의 반복. 지금 생각해도 참... 바보같았다. 그냥 안 받아주고 끊으면 되는 것을.. ㅠㅠㅠㅠ


아무튼 이런 크고 작은 물음들이 365개나 이어져 있다.

읽다보니 재밌기도 하고,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넘기면 좋을 것 같아서 당분간 사무실 책상에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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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지하철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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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그냥 느낌인데, 나타는 나랑 아주 비슷해요.

땅이 비좁다고 느낄겁니다. 이 애는 하늘을 날 운명을 타고났어요

장안성을 지키는 대장군의 아들인 나타.

장안성으로 오는 길에 얼룡의 습격을 받는다. 이 얼룡은 용들의 역린의 기운이 모여서 형체를 이룬 괴물. 말하자면 용들의 분노가 깃들어 있는 괴물이다.

얼룡과 처음 만난 날 나타는 운좋게 비행기에도 타게 된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장안성.

심심해하는 나타를 옥환 공주가 장안성을 구경시켜주겠다며 데리고 나가고 그 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는 나타.바로 용이었다. 용이 지하철처럼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광경이었다. 플랫폼에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용이 나타난다. 돈을 지불하고 용을 타면 되는 것.

호기심이 발동한 나타는 용을 타고 숨어있다가 동굴에 갇혀 지내는 용들을 보게 된다. 어느 순간 그 곳의 용들에게 자신을 들킨 나타는 어쩔 줄 모르다가 가지고 있는 과자들을 용들에게 주고. 용주를 삼키게 된 나타는 용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자신이 처음 만난 용에게 '막대사탕'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갇혀 있는 용들이 불쌍했던 나타는 어떻게든 그들을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대사탕을 쓸데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내버려두라고 하고.


드디어 다가온 용문절.

이 날에는 폭포를 거슬러 오른 잉어가 용이 되지만 곧바로 하늘을 날 수 없고, 바로 잡혀서 지하동굴로 끌려가게 되는데. 거기다 황제가 용 포획량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역린이 모이고 모여 거대한 악룡을 탄생시킨다. 악룡을 순식간에 장안성을 위협하는데.. 과연 나타와 막대사탕은 장안성을 구할 수 있을까??


줄거리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다 쓰려고 했는데, 그러다보면 책 한권을 옮겨야 할 것 같고, 내용을 다 드러내면 독자들이 줄어들(?)것 같아서 이렇게만 쓴다.

용과 소년의 우정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라고 요약되지만 거기에 물론 악당도 나온다. 죄없는 용들을 잡아서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는 나쁜 사람. 꼭 있다.


책 안에 판타지, 모험, 우정 이런 게 들어있는 데다 마지막에 눈물 한 방울도 잊지 않는다.

마지막 눈물을 쓰니까 생각났는데 얼마전에 '주먹왕 랄프2'를 봤다. 분명 어린이 영화였고, 생각보다 인터넷 세계를 잘 표현해서 놀랐다. 그리고 역시나 여기도 마지막 눈물이 있다. 근데 웃긴 건.. 훌쩍이는 사람은 죄다 엄마, 아빠다 ㅎㅎㅎㅎ 그 중에서도 엄마들이 압도적이었지만.

나도 훌쩍거리다 주위를 봤는데 엄마들만 유독 눈가를 훔치는 모습이 많았다. ㅎㅎ 애기들은 그저... 만화를 보는 거지. 이럴 때 보면 참.. 아직 덜 컸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마지막에 나타와 막대사탕의 우정은.. ㅠㅠ

역시 주인공은 츤데레가 답인가보다.

막대사탕의 츤데레는 참... 막대사탕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나쁜 남자 컨셉은 먹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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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말
켄 로런스 지음, 이승열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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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비틀스'의 노래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웬만큼 유명한 음악은 제목이라도 생각났을텐데... 어째 이렇게 하얗게 지워졌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책을 읽은 지금 비틀스의 음악을 찾아서 듣고 있다.

맨 처음 나오는 곡이 Let it be!! 듣는 순간 그래, 이 노래가 있었지! 하고 있다.

비틀스의 best 앨범이라고 해서 듣고 있는데.. 내가 아는 노래는 정말 몇곡 안되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유명한 그룹인데 아는 노래는 손에 꼽힐 정도라니.. 음.. 역시 난 내가 관심있는 음악이 아니면 안 듣는구나 싶었다... ㅎㅎㅎ


지금 영상이랑 같이 보다보니 확 들어오는 머리 모양.

책 중간에 자신들의 머리는 자신들이 자른다는 얘기가 있는데..그걸 알고 다시 보니 참.. 개성적이다. 근데 자기들이 잘랐는데 저렇게 모양이 똑같을 수가 있나?? 싶은 게 웃음이 나왔다.


글 속의 존 레논은 정말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 같다.. 라는 거다.

자신을 믿고 있으며, 정말 음악이 아니면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은 그.

- 한 번은 클라이브 데이비스가 존 레논에게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이 있냐고 물었다.

존 레논이 "없는데요"라고 대답하자 그는 놀라서 다시 물었다.

"없다고요? 요새 음악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아요?"

"전혀요!" 존 레논이 대답했다.

"피카소가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당시 작품들을 살펴봤나요?"


이렇게나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의 음악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요즘 나오는 음악을 들어보면 다 비슷비슷한데.(그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듣기엔 그렇다. 개중에 좋은 노래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한 길만을 고집하는 가수도 드물다 싶은데.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은 꼭 한다. 그 말이 와전되어 해명하는데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이 점은 진짜.. 부럽다. 욕을 먹어도 내가 할 말은 하고 산다니. 특히나 요즘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내겐 꿈같은 얘기다.

나도 이렇게 내 생각은 이래. 그러니 따라와!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ㅠㅠㅠㅠ


위에도 얘기했듯이 지금 비틀스의 음악을 다시 들어본다.

좋은 노래가 많았던 것 같은데 생각이 나지 않는 건 왜일까.. 하며.

그래서 그들의 노래에 다시 한번 집중할 수 있겠다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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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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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자마자 긴박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을 뿐인데 그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카린. 그 곁을 지키는 톰.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다급하게 던지는 질문들.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들.

카린은 임신중이고, 그녀에겐 위급한 상황이다.

처음엔 단순 폐렴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급성 백혈병이란다. 그래도 그녀가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다. 몇 해 전에 나왔던 '사랑'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의 그녀처럼 적어도 얼마동안은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만 알았는데.. 사랑스러운 딸 아이를 남기고 카린은..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버렸다.

그 뒤로 톰은 여러가지 상황을 이해해야만 했다.

리비아가 태어나고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톰이 리비아가 아버지라는 건 아니지만 보호자가 아니라니.. 다른 사람에게 양육되고 있다니 하는 소리가 나왔을 때는 이대로 빼앗기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안 그래도 금방 아내를 잃은 사람에게 이런 상황까지 오다니.. 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더군다나 준비를 하고 있어도 그렇지만 준비를 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되어 서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 말이다.


이 소설은 최근에 읽었던 '안락'이라는 소설과 반대다.

'안락'에서의 상황은 이렇다. 언제 떠날지는 내가 정하고 싶다. 가능한한 좋은 모습으로, 그리고 즐겁게 떠나고 싶다는 할머니의 바램이 나온다. 거기다 떠날 시기를 정할 수 있다는 '법'이 통과되기도 한다. 식구들과 인사를 하고 고통없이 눈 감을 수 있다는 건 좋지만.. 아직 볼 수 있는 날이 많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떠나는 건 남은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같은 경우는.. 그 슬픔의 무게감이 더할 것만 같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 사라져 가는 걸 바라봐야만 하는 건.. 어떻게 해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기도 하다.


할머니를 그렇게 보낸 내가... 톰의 기분을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추억을.. 물건을 치우는 것만으로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건 하나를 볼 때마다 이때는 이랬지, 저때는 저랬지 하면서 추억놀이를 하고 있을 것만 같으니까.


톰이 보고 있는 카린의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것과는 반대로 글의 문체는 담담하기 그지없다. 어찌 보면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 안에서도 담담함을 가장한 고통스러운 톰의 얼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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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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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겨울이었다.

친구들과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그때는 겨울 바다를 보고 싶다는 이유로, 또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기차를 타고 간다는 이유로.. 였던가.. 이유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추운 걸 싫어함에도 그 추운 바닷가를 갔다.

지금도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새벽에 도착했고, 기차에서 잠도 못 잔 터라 토끼눈에, 코는 추워서 시뻘겋다. 그래도 대학 마지막 여행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힘들면서도 좋았다. 그냥 내내 걷고, 바다를 보고, 먹다가 온 건데 말이다.


한솔은.. 친구가 일본에서 결혼을 해서 청첩장을 받고 그 곳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자고 마음을 먹었고, 오사카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가는 중이다. 부산에 가서 일단 좀 쉬다가 떠날 생각인데 정작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옆자리의 승객과 얘기를 나누게 된다. 아무말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던 그녀는 한솔이 읽는 책에 관심을 갖기에 얘기를 나누게 된다.

그 전에 그녀.. 아니 이제 곧 그가 될 한솔은 아직 주민등록증엔 2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지만 겉으로는 남자와 다를 것 없어서 입국 심사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걸 물어보면 어쩌지.. 저걸 물어보면 어쩌지.. 하면서 말이다.


나미는.. 지금은 숨어야 했다. 언제 그 '교단'에서 잡으러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단'이 아니라고 느꼈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도망쳤다. 지금은 몸을 숨겨야 했고, 그녀가 있는 곳을 아무도 몰라야 했다. 그래서 부산을 택했다. 그곳까지는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 곳에 있으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보려고 했다.


- 아이는 사람의 인생에서 너무 짧은 시기여서 못 보게 된 아이들은 영영 만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뭔가 빼먹은 얼굴이 돼서 만난다. 그건 못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전혀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으로 다음 장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겠지.


이야기를 읽다 보니.. 여행을 떠나고 싶은 건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나미의 경우는 그게 확실했는데.. 한솔은... 잘 모르겠다. 정체성을 찾고 싶은건지..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을 것 같은건지...

그럼에도...

그냥...

어디론가 가야만 할 것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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