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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는 어땠을까 - 엄마라는 '사람'의 이야기
노현지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의 기록.
저자는 사무실의 과장님이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우아하다고 느꼈다. 임신한 몸으로도 일을 척척해냄과 느슨한 니트차림의 볼록나온 배를 바치고 천천히 걷는 걸음도... 그 모든 것이 동경이 되어졌다.
막상 본인이 임신하고 아이 낳고 엄마가 되어가는 것은 그리 우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서야 그 과장님의 깊은 부분까지 이해가 되어졌다.
세세한 표현으로 나두 모르게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간다.
엄마여서 아이를 낳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서서히 엄마가 되어 가는 그 이야기.
다들 처음에는 모른다.
아이를 낳고 수유를 할때도 이리 안아야 할지, 저리 안아야 할지, 아이가 왜 안 먹는지, 또 왜 토하는지...
말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아기의 울음을 통해 원인을 찾아가는 엄마의 마음.
그렇게 고군분투하느라 날씨가 어떤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엄마의 세상은 이 아기 하나 뿐.
"어제를 복사해서 오늘에 붙여 놓은 똑같은 날들의 연속"(p126)
복사되는 하루하루 속에서 엄마의 노력이 있었기에 아기는 잘 클 수 있는 것이다. 다 크고 나면 혼자 다 큰 줄 아는데 사춘기 아이들의 필독서로 읽혀야 할 책📚
"내 노력으로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육아 서적만 하릴 없이 뒤적이다가, 그래도 답답할 때면 허공에다 대고 내 영혼을 팔곤 했다.
'누가 애 분유만 잘 먹게 해 주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다.'
'누가 애 잠만 잘 자게 해 주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다.'
'누가 애 변비만 해결해 주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다.'~~"(p130)
나도 세 아이 키우며 말도 안되는 기도를 많이 했다.
큰 아이 덕에 런닝, 잠옷, 슬리퍼 차림에 구급차를 타기도 했고 둘째는 밤이면 자꾸 울어서 업고 잠을 자기도 하고 셋째는 빈혈이 심해서 아침마다 쇠고기를 굽기도 하고 아토피가 심했던 아이, 비염이 심했던 아이, 변비가 심했던 아이... 덕에 온갖 건강식품, 영양제, 한약... 섭렵하고...
"내가 아이인지 아이가 나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게 하나로 어우러지는 '육아일체'의 경지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p230)
나도 그 육아일체 경지를 경험했다.
엄마라면 다들 공감할만한 이야기들...
어쩜 이리도 잘 묘사하며 글로 표현했는지 장면이 눈으로 그려진다.
아직 엄마가 안 된 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또 사춘기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기가 태어나서 자라기까지 엄마의 삶 이야기도 귀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사실 이 때가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힘든 시기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아이의 성장 뒤에 가려진 엄마라는 '사람'의 이야기"
지금도 육아로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에게 응원해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