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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요즘 페미니즘이 유행이다. 진보라는 진영에서 페미니즘은 기본이자 상식처럼, 이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로 여겨진다. 젠더 감수성이라는 말도 점차 퍼져 나갔다. 지난 5~10년 사이에 확 대중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그럼 이 책은, 그 수많은 페미니즘 책들 가운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저자를 살펴보았다. 4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다양한 배경을 가졌는데, 관련 주제를 계속 취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 기사를 넘어, 축적된 자료를 모아 내놓았다.
재미있는 건 저자들의 신문사다. 소위 보수부터 진보까지 다 섞여 있다. 예전에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많이 다른 주장을 했으나 어떤 분야에서는 그러한 기존의 진영 논리가 흐트러졌다. 특히 페미니즘이 그러하다. 성에 따라서 반응하는 것도 많이 다르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이건 잘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의 가부장문화가 워낙 뿌리 깊고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걸 잘 정리하려면, 그러한 책이 도움될 수 있다. 바로 이 책이 이에 적합한 책이다. 이 책은 남성에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다. 정말 이 정도는 이제 상식으로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이야기들만 모여 있다. 탈 코르셋, 디지털 성범죄, 남녀 고용 평등, 소수자 인권. 여기서 뭐가 논쟁될까? 물론 세세하게 따지다보면 불편할 수 있지만, 이 정도는 이제 상식 차원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
탈 코르셋과 디지털 성범죄 영역은 더 말이 필요없다. 그냥 쭉 읽고 잘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한 현상이 있다는 것, 살펴보면 될 일이다.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게 남녀 고용 문제다. 근데 성별에 따라 임금기준이 다른 게 현실이다. 그걸 밝히는 건데, 어떤 문제가 있나? 왜 여성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지는 우리 모두가 함께 알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더 아름다워진다. (결국 이러한 문제가 행복과도 연관되고, 출생률과도 이어질 거다. 행복하지 않고 살기 어려우면 아이 낳지 않는 게 본능이다)
소수자 인권과 차별 금지법, 이게 뭐 세상 뒤집어질 일인가? 성별을 바꾸고 싶어하는 이들이 분명 있고, 이들을 인정해주자는 거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는 바들은 엄청난 요구가 아니다. 그간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한 거다. 이런 흐름이 있었구나, 그래서 지금 사회가 이렇게 달라지고 있구나 하는 것들을 손쉽게 알 수 있다.
별로 불편하지 않다. 아니, 이걸 모르는 게 진짜 불편한 삶이다. 자기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생명을 생명답게 대하려면 이 정도는 교양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너무 페미, 페미하는 사람들을 꺼려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일 수록 이 책을 보라. 관점을 사건들에 의해 더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