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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킹 소사이어티 - 록음악으로 듣는, ‘나’를 위한 사회학이야기
장현정 지음 / 호밀밭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사회학 책이다.
록 음악을 주제로 한 사회학 책이라는 점에서,
저자가 록 밴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아를 주체로 사회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보통 사회학에서 ‘사회’를 말할 뿐 ‘나’를 말하지는 않는다.
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
그냥 사회만 말한다.
인간, 대중일 뿐 ‘나’는 없다.
‘나’를 말할 때, 심리적, 개별적 접근이 되고, 일반화, 보편화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출발점이 ‘나’다.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건강한 출발이다.
사실 나의 입지점이 있어야 제대로 시작하는 거다.
나의 이유로, 주체적으로.
내가 없으면,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용 정리하는 결과 밖에 안 된다.
어느 학자의 이야기, 어느 이론의 설명들을 짜깁기 하는 정도.
대학이 아니라 대학원, 유학에 박사를 마쳐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과제, 발표, 논문 쓰면서 학위하고 교수하는 거지,
거기에 자기 자신의 주체성은 별개다.
(차마 ‘없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건 그들의 개성을 다 말살시키는 것이기에.
그러나 ‘별개’라는 정도로 표현해둔다. 반드시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걸 밝혀둔다.)
책 후기를 보면, 저자가 왜 사회학을 공부하게 됐는지 말한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공감이 되어 저자를 찾아간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적합한 스승을 추천받고, 거길 가서 공부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다.
남들이 다 대학가니까, 나도 대학가고,
어느 학과에 가면 취업에 유리하니까, 돈 잘 버니까 지망하고..
이런 식으로 눈치보며 사는 게 아니다.
자기 필요와 자기 이유를 갖고 공부하는 거다.
그러니 신나서 한다.
록킹! 노래 부르듯, 흔들흔들, 운동하면서 공부하는 거다.
공부가 곧 록킹, 운동이 되고, 음악-노래와 예술이 된다.
나는 록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관심도 없다.
하지만 저자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여 책을 봤고,
록 음악을 아예 몰라도 이 책을 보는데 아무런 지장 없음을 나눈다.
오히려 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별로 없는데?’ 싶을 정도로 많지는 않다.
노래 가사를 막 분석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소재로 잘 이끌어 낸 건 분명하다.
(소재를 위한 느낌도 없진 않다. 근데 이 책을 쓰게 된 게 록음악 소개하는 곳에서 하는 거였으니, 책이 먼저고 노래가 나중인 게 아니라 노래가 먼저고 책이 나중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탁월한 접근이다. 만약 책이 먼저였다면, 노래를 갖다 붙인 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사회학은 ‘온갖 잡지식을 예술적으로 총화시키는 걸까?’ 싶었다.
역사와 철학, 대중문화와 자본주의, 성과 노래, 종교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나온다.
‘잡학사전’이란 말이 떠오른다.
알아두면 쓸데없나? 아직 그걸 판단하긴 이르다.
훨씬 더 쌓이다보면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이 생기고,
그때부터 뭔가 드러나는 거고,
그 이전까지는 계속 쌓아가는 거다.
현대사회를, 여러 방식으로 접근해보는 점에서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