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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 귄터 그라스, 파트릭 모디아노, 임레 케르테스… 인생에 대한 거장들의 대답
이리스 라디쉬 지음, 염정용 옮김 / 에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죽음 앞에 섰을 때, 달라질 수 있다.
더 단호해지고, 명료해지며, 현명해진다.
죽음을 앞둔 이들을 통해 그러한 통찰력을 느낀다.
예를 들면 <숨결이 바람이 될 때>,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등이 그렇다.
36세의 젊은 의사가 남긴 <숨결이..>는 삶의 절정에서 끝을 맞이하는 기록이다.
많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이용마 기자의 책도 마찬가지다.
이 어지러운 한국사회를 바라보며, 깨어 있는 선각자의 사자후를 듣는다.
정말 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맑고 밝게 깊고 분명하게 본다.
이런 경험들을 하며,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의 이야기에 훨씬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그러다 만난 게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다.
유럽 문학 거장들과 인터뷰한 걸 담은 책이다.
이리스 라디쉬, 저자 이름인데 당연히 낯설다.
그가 활동하는 <차이트>라는 잡지 역시 처음 듣는다.
귄터 그라스? 들어보긴 한 거 같은데?
아 <양철북>의 작가구나.
그 책 읽어보진 않았지만 듣기는 했다.
내가 문학에 별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여기 나오는 사람들을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인터뷰 형식이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저자에 대해 잘 몰라도 충분히 내용적으로 이해된다.
참 빼놓을 수 없는 게 역자와 출판사의 수고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뒷부분에 ‘작가 정보’를 꼼꼼하게 올려줬다.
특히 놀라웠던 건 해당 작가들의 우리나라 출간 책들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비교적 최근 책들(2017년까지!)도, 일일이 꼼꼼히 찾아 적어주었다.
정성스런 수고에 무척 고맙고,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저자에 대해 잘 모르니, 감이 멀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조지 타보리의 인터뷰를 보다가 ‘브레히트’가 등장하는데,
그게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얘기하는 건지 아닌지를 잘 모르겠다.
유럽 문학의 맥락을 전혀 모르기에, 뭔 말인가 싶으면서 넘어가는 것들이 많다.
바라기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승호씨 같은 인터뷰집이 훨씬 많이 나오면 좋겠다.
나는 대화식이라 그런지 읽기도 좋고, 내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기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깊은 대화가 이뤄지고, 책으로 출간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