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재밌다 2 : 소리 - EBS 문해력 놀이 활동북 책 읽기가 재밌다 2
도희 지음, 신유정 그림 / EBS BOOK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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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 책을 좋아할 것 같았다. 역시 무척 좋아했는데,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스티커였다. 사실 스티커 붙이는 걸 자주 해보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쓰레기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지저분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걸 사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 스티커가 있으니 아주 열심히 활동했다. 여기저기 막 붙여보며 흥미를 보였다. 번개처럼 책을 한 번 확 읽어나갔다.  


어찌 됐든 그렇게 흥미를 끌고 나니 책 내용에도 더 따라 왔다. 아이는 앞으로 뭐가 펼쳐질지, 뭐를 어디에 붙여야 할지 주의 깊게 살펴보며 읽게 되었다. 나도 덩달아 함께 붙이고 대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스티커를 다 붙이고 더 없지만, 그래도 이미 보며 관심이 있었던 터라 다음에도 즐겁게 책을 찾는다.


이 책은 연령대가 참 중요할 것 같다. 그 폭이 넓지 않다. 흥미를 느낄 그 몇 개월 사이에 주로 보게 될텐데 대략 4~6세쯤의 시기에 해당 될 거다. 적정한 시기는 만 4세를 지날 즈음? 나이가 좀 있다면 이 책을 시시하게 여길 수 있다. 이 점을 잘 참고해야 하고, 선물용으로 미리 전해준다면, 양육자들이 적당한 때에 펼쳐볼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려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소리 등을 따라할 때가 있는데, 그 폭을 넓혀주는 게 좋을 거다. 이 책에 나온 걸 바탕으로, 더 응용하여 풍성하게 입에 붙여 볼 수 있겠다. 꾸륵꾸륵, 아삭아삭, 드르렁드르렁, 이것들이 동물 소리 흉내를 내게 될 때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줘서 더 다채로운 소리로 나오게 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소리가 나?' 이런 식으로 더 활발하게 아이와 놀이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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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밧진 박사의 부모 마음공부 - 지혜로운 자녀로 키우는 현명한 부모의 내면 수업
존 카밧진.마일라 카밧진 지음, 조인숙.강형석.이재석 옮김 / 마음친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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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이라는 표현은 '짱'처럼 속어일 거다. 표준어가 아님에도 과감하게 쓰고 싶다. 이 책은 찐이다. 이런 책을 보고 싶었다. 육아에 관련된 책이지만, 육아하는 이가 마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품고 쓴 책. 마음챙김에 관련된 책이지만, 육아 등 실생활에 연관시킨 이야기가 담긴 책.


이 책은 위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존 카밧진은 마음챙김의 대부다. 불교를 기반으로 한 명상 전통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비종교화하였다. 요즘 마음챙김과 명상은 꼭 종교를 바탕으로 하진 않는다. 그 영향을 지대하게 미친 게 존 카밧진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아내인 마일라 카밧진도 저자인데, 이 책을 봐야 존 카밧진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된다. 어떤 사람과 함께 살았는지,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는지 그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들은 물론 자기들 방식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본인들이 이렇게 키워왔다는 걸 말해줄 뿐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무척 알차다.


마음챙김을 일상에서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문을 쾅 하고 닫고 나갈 때, 바로 그때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그러한 삶 가운데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 것인가. 이게 진짜 마음을 챙겨야 할 상황이다.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처음에 언급한대로, 마음챙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픈 이들에게,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일깨워준다. 또 하나는 육아에 대해서 고민이 되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갈망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길잡이가 된다.


선물하기에도 딱 좋은 책이다. 유아를 둔 부모 뿐 아니라 청소년을 둔 부모들에게도 유용하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면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의 연속이다. 그때 도움 받을 수 있는 마음챙김 육아서이다. 이런 책이 정말 필요한 책이다. 널리 읽히면 좋겠다. 읽는 그 사람의 삶과 그 관계 가운데 평화가 샘솟을 거다. 매우 훌륭한 책이다. 주저하지 말고 고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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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특별한 집을 짓는지 알려 줄까? - 최고의 동물 건축가들,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자연 속 탐구 쏙 3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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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려고 고른 책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소재(집짓기와 동물들)가 잘 결합되었다. 동물들의 다양한 집짓기 모습과 동물들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이 책의 매력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책이고, 집짓기에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다. 책이 완성도 높게 잘 만들어진 것도 좋고, 특히 무엇보다 아이가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처음 보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신기해하고, 아는 동물에 대해서는, 혹은 곤충(꿀벌)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구나 하며 좀 더 들여다보게 된다.


책이 상당히 큰 편인데, 그림도 매우 크게 그려져 있다. 일단 우리집엔 동물들이 이보다 더 크게 그려진 책이 없다. 아마 도서관에서도 흔하지 않을 거다. 그림의 느낌도 부드럽고 좋다. 동물들의 구성도 동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벌과 거미, 물고기(복어)도 나온다.


생명체에 대한 관심을 보다 기울일 수 있는 알찬 기획이다. 그들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는지를 간단하게 잘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자연과 생명에 대해 호기심과 감수성을 더 길러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런 책이 번역만 되기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획/집필되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정서에 더 맞는,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넣으면 어떨까. 도시에서 시멘트, 아파트에 둘러싸여 흙 밟지 못하고 지내는 아이들, 그들에게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서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워주면 좋겠다. 책만으로만 머물지 않고, 우리 문화가 생명과 자연에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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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자유주의 - 우리를 병들게 하는 낙인
김동춘 지음 / 필요한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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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에게, '반공'이라는 말은 어색할 수 있다. 아니 때가 어느 때인데 반공이야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반공은 우리와 가깝게 붙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름이 '자유'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반공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그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도 그 한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 말의 힘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빨갱이라 부르는 말이 이제는 좀 약해진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를 저격할 때에도 지금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가보안법'은 아직 건재하다. 사회가 변한 듯 싶지만, 그것은 표층이고, 심층의 영역에서는 굳게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분석한 게 이 책의 미덕이고, 저자의 연구 성과다. 저자 김동춘 교수는 한국사회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깊고 끈질기게 바라본다. 특히 분단과 전쟁을 중요하게 바라본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조금 더 진보하기 위해서,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연구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자유는 모든 이의 자유가 아니다. 기업가의 마음대로 해고할 자유다. 그래? 근데 그게 반공과는 어떻게 연관되는 건가? 반공을 외친 이들은 누구인가? 결국 많은 이들이 세뇌 당했지만, 결국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서 남용된 거다. 친일 했던 이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축적했던 이들, 사람들을 속이고 권력으로 군림했던 이들, 이들이 반공이란 개념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챙겼다.

 

이게 극복된다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가 끝에서 밝히고 있는데, 새로운 정치지형이 출현해야 하고(기존의 기득권 양당 정치 체제가 아니라), 교육에서부터 서로를 존중하고, 역사의식을 깊게 함양해야 한다. 와 이게 될 일인가? 글쎄, 되고 말고보다도 가야할 길이라면 우직하게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책은 얇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시대를 잘 반영해주는 표어, 현수막, 사진들이 여럿 있다. 때로는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설명해주기도 한다. 아쉬운 건 분량에 비해 값이 비싸고, 오타가 많다. 급하게 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더 많이, 한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그럴 때에야 우리가 반공자유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에서 살게 될테니까. 반갑고 의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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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 : 간격 - 전라남도립국악단 북앨범
전라남도립국악단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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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선 선생의 책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는 풀빛 출판사에서 그의 노래를 그림책으로 펼쳐내는 거다. 사실 그 책들은 요즘 출간되고 있긴 하지만, 그 노래들이 쓰여진 시기는 좀 오래 됐다. 최근의 작품들은 아닌 거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기 좋은 그림책이라서 근래에 그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슨 작업을 하며 지내는지 하는 부분은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작년 3월부터 전라남도 도립국악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이 책에는 단원들과 함께 만든 노래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글 뿐만 아니다. QR코드를 통해 영상으로 볼 수도 있고, 사진도 담겨 있다. 이제는 참 달라진 시대다. 그걸 오롯이 느끼려면 책으로만 부족한 거다. 글과 음악, 무대까지 어우러진 종합예술활동이 이 안에 있다. 

 

골디락스라는 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죽을 먹은 골디락스. 그게 얼마 전부터 '최적의 상태'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부제는 간격인데, 좀 더 자세히는 '최적의 거리, 아름다운 간격'이다. 

 

이 책은 이러한 주제를 갖고, 류형선 선생이 지인들에게 글을 부탁했다. 김용택, 정호승, 안도현, 도종환 등 이미 익숙한 문인들도 많고 박재동, 최일도 같은 분들의 그림과 글도 있다. 기억에 남는 건 이건용 님의 글이다.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즐거움(혹은 감동)'에 대해 언급하는데, 나를 돌아보며 계속 음미하게 된다.

 

아름다운 간격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것, 여기에 국악단의 노래까지 함께 하는 책. 참 풍성하다. 어쩌면 음악(합주)이란 것, 예술이란 것이 그럴 수 있다. 다양한 것이 한 데 어우러지며 깊고 풍성한 맛을 자아낸다. 

 

노래가 실려 있다는 점을 빼면, 이런 방식의 책이 드문 건 아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글을 모은 자체는 말이다. 하지만 새롭다. 잔잔하면서도 긴 여운이 있다. 류형선이라는 감독의 역량이 잘 담긴 책이다. 

 

그의 소개대로, 국악단의 유튜브에 가보니 정말 다양한 영상이 많다. 여기에 글을 쓴 정호승, 안도현 선생 등이 강의를 한 것도 있고, 여러 알찬 공연들이 올라와 있다. 그것들 살피면서도 참 좋을 거다. 전라남도라 그런지, 5.18과 미얀마를 연관시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널리 읽히고 들리우는 북앨범이 되길 바란다. '북앨범'이란 말이 우리말도 더 멋들어지게 창조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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