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 간격 - 전라남도립국악단 북앨범
전라남도립국악단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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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선 선생의 책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는 풀빛 출판사에서 그의 노래를 그림책으로 펼쳐내는 거다. 사실 그 책들은 요즘 출간되고 있긴 하지만, 그 노래들이 쓰여진 시기는 좀 오래 됐다. 최근의 작품들은 아닌 거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기 좋은 그림책이라서 근래에 그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슨 작업을 하며 지내는지 하는 부분은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작년 3월부터 전라남도 도립국악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이 책에는 단원들과 함께 만든 노래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글 뿐만 아니다. QR코드를 통해 영상으로 볼 수도 있고, 사진도 담겨 있다. 이제는 참 달라진 시대다. 그걸 오롯이 느끼려면 책으로만 부족한 거다. 글과 음악, 무대까지 어우러진 종합예술활동이 이 안에 있다. 

 

골디락스라는 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죽을 먹은 골디락스. 그게 얼마 전부터 '최적의 상태'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부제는 간격인데, 좀 더 자세히는 '최적의 거리, 아름다운 간격'이다. 

 

이 책은 이러한 주제를 갖고, 류형선 선생이 지인들에게 글을 부탁했다. 김용택, 정호승, 안도현, 도종환 등 이미 익숙한 문인들도 많고 박재동, 최일도 같은 분들의 그림과 글도 있다. 기억에 남는 건 이건용 님의 글이다.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즐거움(혹은 감동)'에 대해 언급하는데, 나를 돌아보며 계속 음미하게 된다.

 

아름다운 간격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것, 여기에 국악단의 노래까지 함께 하는 책. 참 풍성하다. 어쩌면 음악(합주)이란 것, 예술이란 것이 그럴 수 있다. 다양한 것이 한 데 어우러지며 깊고 풍성한 맛을 자아낸다. 

 

노래가 실려 있다는 점을 빼면, 이런 방식의 책이 드문 건 아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글을 모은 자체는 말이다. 하지만 새롭다. 잔잔하면서도 긴 여운이 있다. 류형선이라는 감독의 역량이 잘 담긴 책이다. 

 

그의 소개대로, 국악단의 유튜브에 가보니 정말 다양한 영상이 많다. 여기에 글을 쓴 정호승, 안도현 선생 등이 강의를 한 것도 있고, 여러 알찬 공연들이 올라와 있다. 그것들 살피면서도 참 좋을 거다. 전라남도라 그런지, 5.18과 미얀마를 연관시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널리 읽히고 들리우는 북앨범이 되길 바란다. '북앨범'이란 말이 우리말도 더 멋들어지게 창조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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