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 - 교과서 속 재미난 동서양 고전이 쏙쏙!
이명현 외 지음, 이찬규 감수 / 경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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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가지 이야기를 수록하고, 동화 스토리텔링에 대해 알려준다. 이야기를 마치고나서 한 발 더 나아가거나 다시 돌아보게 하며 내용을 더 풍성하게 읽고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의 초점은 초등학생들이다. 초등 국어 교과과정과 연계되어 있다. 

나의 경우는 아직 아이가 4살이지만, 책을 꽤 많이 읽어주고 있고, 그 가운데 책의 한계를 느껴서 시야를 더 넓히고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 나온 이야기만 해준다는 게, 뭔가 좀 허전한 느낌도 있고, 반복해서 읽어주면서 읽어주는 사람도 재미를 느끼는 게 좋으니까 고민하게 된 거다. 


유아유치 과정의 아이들은 직접 보긴 어렵다. 이야기마다 그림이 1~2개씩 있지만 글 중심의 책이기 때문에 함께 보면서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분명 장점은 있다. 한 책에 이야기가 20개나 있다는 점이다.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 함께 읽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줄 수 있는 요령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글씨를 직접 써서 넣을 수 있겠지만, 유아 같은 경우에는 직접 입으로 말하게 할 수 있다.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요령을 접해서 유익했다. 


사실, 무언가를 읽어줄 때, 듣고 상상할 때는 초등과정이 아니라 그보다 어린 유아유치 과정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더 무궁할 때다. 글을 보기 시작하면, 벌써 거기에 갇힌다. 아 물론 그림도 그렇다. 그림책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상상력이 줄어들 게 된다. 


아 그렇다면, 이 책은 갑자기 유아들에게 더 매력적인 책이 된다. 그림을 주로 보는 게 아니라 귀로 듣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물론 보는 맛을 원하기도 하겠지만, 듣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줄 수 있다. 상상의 꼬리를 물고 더더 생각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글과 그림 없는 듣기 아닐까? 아이는 엄마아빠의 입과 손발을 더 주목해보게 되고.. 


요즘 주로 그림책들을 읽어줬는데, 고전을 많이 만나서 반갑다. 고전은 이미 그윽한 힘이 있다. 괜히 오래 내려 온 게 아니겠지. 많은 양육자들이 이 책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구성지게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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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삶이 되는 동양철학
임정환 지음 / CIR(씨아이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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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정말 실제로 만났을 때도 책처럼 자상한 분일까? 아니면 글만 그럴 뿐, 실제는 또 다를까?

책에서 존댓말로 쭉 이어지는데, 굉장히 사려 깊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간략한 책 소개를 통해서도 다들 맛볼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다. 인천에서 도덕윤리를 가르친다.

박사학위도 받았고, 교과서 및 EBS 수능 관련 책도 집필했다.

그러면서 출신학교를 밝히지 않는다. 다만, 석사/박사학위의 제목을 적어두었다. 

학벌에 대해서는 제껴두고, 본인이 연구한 바를 알려준다. 바로 이거다.

보통은 어느 학교 무슨 학과인지 정도만 밝힌다.

소개로 쓰려면 무얼 연구했는지 알려주는 게 맞다. 학교보다 연구 내용이 더 중요하다.

 

위에 한 말들이 책과 상관없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이 책과 이 분야에서는 말이다.

앎이 삶이 되느냐? 삶과 연관된 앎이냐? 동양철학의 특징이기도 하다. 

머리로, 입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몸으로, 삶으로 가르치는 게 동양철학이다. 

깨달음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삶을 더 확인할 수는 없지만, 품격 있는 선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책의 초점은 '철학-윤리 입문'이다. 교과서처럼 내용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각 사상별 정리를 하는데는 도움 받기 좋다.

앎과 삶이 활발하게 순환하는 걸 기대한다면 솔직히 다른 책이 낫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 같은)

충실하게 이론 소개를 하면서, 그걸 관념으로만 끝내지 않고 삶과 연결시키는 정도로 보면 된다.

 

아, 우리나라 고교 현실에서 이 이상이 가능할까?

대안학교가 아니라면, 공교육 현장에서는 어려울 거다.

교과서를 가르쳐야 하고, 수업하며 진도 나가고 시험을 보고 성적을 매겨야 하니까.. 

앎이 삶이 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배우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훗날 저자의 다른책을 기대한다. 입문서가 아닌 심화된 책 같은 거.. 

교과서나 참고서 같은 책 말고 보다 대중적이고 일상과 연관되는 책..

충분히 잘 쓰실 거라 보인다.

 

학교 생활하며 이래저래 느끼는 고민들이 많으실 거다.

거기에 철학적 성찰을 거친 수필도 좋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도 좋고..

이런 분이 많은 글을 써주면 좋겠다. 

 

덤. 교사 또 교과서 범위라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묵자'에 대해서도 더 다뤄주면 좋겠다.

책에서는 맹자에서 잠깐 등장하는데, 묵자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는 좀 부당하다. (묵자는 거의 이런 식으로 인용된다)

나의 부모와 이웃의 부모를 똑같이 사랑하라고? 물론 차별없이 사랑하라는 겸애의 뜻이 그렇긴 하지만 표현에 따라, 맥락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유가의 어떤 지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나갔는지를 잘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앎과 삶이 통합된 공동체 '묵가'에 대한 평가가 공정해지길 바란다. 특히 전쟁을 반대하며 그것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알려주는 건 오늘날 우리 현실-남북관계-에도 상당히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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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해몽 2020-08-15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신학교를 밝히지 않는 것은 그 학교 네임밸류가 높지 않아서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별빛마루 2020-08-17 00:28   좋아요 0 | URL
네, 그런 생각은 못 했는데 그럴 수도 있겠더라고요. 덕분에 논문도 찾아봤습니다. ^^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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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서평은 두 가지 내용이 담겼다.

먼저는 책의 외형, 개정된 부분에 대한 내용이고,

두 번째는 책 본문 내용 자체에 대한 거다.

 

# 1.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을 읽으며, 인생에서 많은 책을 읽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여러 책을 읽기보다 좋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게 더 낫다고 느낀 거다.

두 번 세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읽고 싶다.

대신 그 책들의 내용들 내 머리와 삶에 잘 들이고 싶다.

 

이 책도 그러한 책 중 하나다. 어느 정도냐면...

2006년에 나온 책을 샀고, 줄 치고 필기하며 열심히 읽었다.

2020년, 15년 만에 새로 다듬어져서 나왔다길래 또 소장하게 됐다.

같은 책을 두 권 놓는 것은 드물지만 정말 좋다고 느끼면 그럴 수도 있지.. ^^

(국내에 처음 번역된 것은 1987년이다. 그걸 같은 역자가 재번역한 게 2006년이다)

 

 

출판사에서 번역을 좀 보완했다고 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손 봤다.

사실 예전 책은 읽으면서 문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모호한 번역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좀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역자는 그대로지만, 상당히 많이 수정했다.

전면 개정은 아니지만, 원서를 두고 새롭게 쓴 문장들이 꽤 된다.

이건 출판사에서 작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만진 거다.

 

몇 부분을 추려봤는데 확실히 다르다.

같은 책을 다시 샀는데, 다른 책 같은 느낌이다.

 

이번 책은 읽으면서 불편함을 못 느낀다.

또 번역 뿐만 아니라 쪽 표기된 곳 옆에 그게 어느 장인지도 적혀 있다.

 

이 책은 2부에서 강압, 유약 등 여러 유형으로 나눈다.

예전에는 그냥 쪽만 나와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주제인지 적혀 있기에 찾아보기 편리하다.

 

글자 행간 간격도 넓다. 좀 줄이고, 책을 얇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읽기에 편하다.

표지도 딱딱하게 만들었는데, 양장본으로 만든 이유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한편 예전 책은 역자 서문도 있고, 역자 소개도 자세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걸 빼거나 간략하게 줄였다.

출판사 이름도 ‘가톨릭 출판사’에서 ‘일므디’로 바꾸었다.

 

책이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는데,

아무래도 출판사 이름에서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피하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특정 종교와 상관없는 책이다.

 

 

# 2.

이 책은 1964년에 출간된 책이다. 좀 있으면 환갑이다.

그런데도 문화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어색함이 없다.

 

저자 휴 미실다인은 성인아이 관련 계통에서 1세대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는 inner child를 ‘내재과거아’로 번역하는데, 그보다는 성인아이나 내면아이가 더 널리 쓰인다.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가족> 등을 쓴 존 브래드쇼 등이 이런 개념을 더 진척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어릴 적 모습이 성인이 돼서도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부부 둘이 만나도, 실제로는 4명이 만난다는 말이다.

 

재밌는 건 어릴 적 경험과 반대로 반응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어릴 적에 가족들이 지나치게 파티를 열었던 남자는 어른이 되어 조용히 쉬고 싶어하고,

어릴 적에 엄한 할머니 밑에서 거의 여행도 못 가고 지냈던 여자는 어디로 나들이를 갈지 계획한다.

 

부모(양육자)가 지나지게 방임했다면, 그 아이는 늘 불평하거나 목적의식 없이 헤매는 경향성이 높을 수 있다.

강압적으로 부모에게 지시를 받으며 자랐다면, 명령에 거부하는 습관, 즉 꾸물거리는 태도가 형성됐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아 내가 이렇구나’, ‘저 사람이 이래서 그렇겠구나’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더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다.

 

이미 한 권 있었고, 읽었어도,

이 책은 또 소장하고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책 펼치면 유용한 사례와 통찰들이 술술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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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 아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나를 두드리는 사유
이진민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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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보고 상당히 기대한 책인데...

책머리글 보며 '이거 글맛은 있을지 몰라도, 내 취향은 아닌데' 싶었고,

본론을 보면서 내게 맞는 책이 아니라고 느꼈다. ㅠㅠ

 

이 책이 수준이 낮다거나, 글쓰기 실력이 별로라는 건 아니다.

상당히 재미 있게 쓴다.

 

오히려 내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가치관의 차이라고 할까..

(각자 신념대로 살아가는 거고, 그게 좀 달라도 존중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거슬리는 부분이 무척 많았다.

이에 반박하듯이 막 읽어내려 갔다.

 

극단의 위생문제를 언급하며 한 언니를 소개한다. (130쪽)

정말 좋은 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만 신경써서 먹고 자란 야무지고 고운 언니란다.

근데 길거리에서 떡볶이나 어묵 같은 걸 사먹으면 자주 탈이 나고, 

1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처럼, 좋지 않은 식재료에 반응한다고 한다.

저자는 세균이 가득한 세상에서 적당히 더럽게 큰 아이가 건강하다고 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아마 나를 두고도 같은 말을 할 거다.

사실 나도 들어본 적 있는 말이다. 이것저것 막 먹을 수 있어야지 그렇게 '가려' 먹으면 되겠냐고..

 

저자 말대로,'좋지 않은 식재료' 먹고 거기에 반응하는 건, '건강'한 거다.

퓨어한 극단이라고 보기보다,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흡연자가 담배 연기를 맡으면서 '어, 난 아무렇지 않네' 하는 게 좋은 건가,

아니면 '숨 쉬기 어렵다'면서 피하는 게 좋을까? 

저자도 엘레베이터에 담배들고 탄 사람이 있어 기함한 적 있다지 않는가.

 

어른이 아닌 아기 입장, 약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게 

성숙하고 아름다운 거고, 그걸 잘 하자는 게 '철학'아닌가? 

저자가 이런 '철학'하는 엄마가 되면 좋겠다.  

 

 

저자는 '정치철학'을 공부하며, 세상 전반에 관한 정보들을 잘 파악하는 것 같다.

우리가 에어콘을 쓰는 만큼 북극곰이 괴로워한다는 것도 알고,

과학이 자본주의를 만나서 온 세상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사계절이 미처 날뛴다는 것,

반짝이는 네일을 한 과학이 우리를 할퀼 수 있다는 점도 잘 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 눈에는 반짝이는 그 손톤이 예쁘고 찬란하니..

스마트폰 대신 벽돌 같은 시티폰을 원하지는 않으니..

 

이러한 '괴리'를 줄여가는 것이 '철학' 아닌가.

우리가 이런 '철학'하는 사람들 되길 바란다.

 

 

저자가 책머리에서 말한 것, 내가 무척 공감한 말을 옮겨 적는다.

 

"육아에 관한 서적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육아의 방법과 기술은 획일적 일 수 없습니다. 부모와 아이 각각의 기질이나 성격, 삶의 방식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고, 같은 아이라도 상황에 따라, 혹은 연령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므로 부모가 가져야 할 것은 철학입니다.

유대인식, 프랑스식, 핀란드식 육아법에서도 우리가 쥐어야 할 것은 그 방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그 육아법 안에 들어있는 철학입니다. 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파악하며, 어떻게 대할 것인가, 부모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며, 어떤 사고와 규칙을 가진 존재여야 하는가. 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우선 철학하는 엄마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도 그렇게 믿습니다. 아멘!

한 마디 덧붙이면 철학하는 아빠들도! 

 

육아는 엄마아빠가 함께 하는 거다.

엄마가 모유 수유하면, 그 외의 모든 것은 다 아빠가 해야 한다. 빨래, 청소, 밥상 등.

그래야 균형이 맞는다.

(집에서 아내와 단둘이서 아이를 맞이한, 산파 아빠로서 이렇게 본다.)

 

 

이 책의 가치는,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비록 나와 가치관이 다른 점이 있어서 거슬리는 점이 있긴 하지만,

 

본인의 삶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간다는 점에서,

그것도 치열하게 생명살림 해나가는 현장에서 쓴 글이기에 경의를 표한다.

 

이어서 낼 책들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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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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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뇌과학에 대한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잘 모르는 분야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감을 잡게 되었다.

이 책은 마음을 다루지만, 기존에 마음을 다루는 책들과는 퍽 다르다.

심리학 서적이라기보다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과학 서적이라고 봐야한다.

 

책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앞으로 뇌과학으로 인해 인간 이해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철학과 인지심리학의 만남, 그리고 뇌과학인 신경과학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마음의 생물학이 등장하게 됐다.

정신분석과 신경과학의 만남, 사실 이런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당연하다.

자기 분야에만 갇히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 심리치료 분야에서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받았으면 좋겠다.

그저 마음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정신 영역이 뇌에서 분석되니 말이다.

 

 

책 추천사 중에 ‘문제는 네가 아니야. 너의 뇌야’라고 하며 뇌에 상당한 의미 부여를 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뇌의 잠재력에 대해 알게 된다.

기억에 대한 부분 뿐 아니라 우울증, 치매, 몸 움직임 등 많은 부분이 뇌와 연관되어 있다.

다른 말로, 뇌와 상관 없는 게 없다.

 

이 책을 보며 신기하고 의아했던 점은, 뇌를 알아가고 연구해가는 과정이다.

뇌 조직에 염색약을 넣어서 신경 조직 구조를 보게 된 점,

세포들을 파악하고, 뇌에서 작동을 잘 하지 않는 부분들을 발견하게 된 것,

이 과정에서 CT, MRI 등 큰 공헌을 한 점 등.

 

한편 쥐, 토끼 등 동물 연구를 한다는 점에서는 좀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들에게 물질을 투여해서 어떤 질병이나 증상을 확인하고 살펴보는데...

자세히 설명은 안 하지만, ‘쥐의 뇌에 그걸 넣는다고?’, ‘실험용 쥐들의 운명은?’

 

평소 쥐를 좋아하지 않고, 집 주변에 제발 없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쥐를 그렇게 연구 실험용으로 쓴다는 데에는 좀 거부감이 있다.

특히 단지 쥐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그런 사고방식에서 인간 실험으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쥐는 되고, 사람은 안 된다? 아닐 것이다.

쥐와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더 실험해보고 싶을 거다.

히틀러나 일본에서 생체 실험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어디선가 얼핏 '그때 그 실험들로 인해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아무튼, 이 점은 내가 책 읽으며 앞부분에서 부담스럽고 염려됐던 점이고,

그로 인해 정말 많은 변화들이 나타났다.

 

아마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뇌과학이 더 발달한다면,

사람의 뇌를 찍고, 그 사람에게 어디에 문제 있는지 발견하게 되는 게 보편화될 거다.

 

단지 뇌 충격받았을 때 뿐 아니라, 마음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 놀라운 거다.

뇌 영상을 찍고, ‘우울할 수 있겠다’, ‘기억력이 낮겠다’, ‘언어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거다.

 

마치 지금 종합검진 받는 것처럼, 뇌 촬영 검진을 받고, 그 뇌 사진을 보며, 정신 영역에 대한 진단도 하는 거다.

지금도 어느 정도 시도되고 있다. 참 놀랍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자는 책 장 별 마지막에 ‘미래 전망’이란 꼭지를 달았다.

(책을 읽다가 그 꼭지가 나오면, 아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추천사의 말대로, 저자가 평생 연구한 것을 정리하고, 이후를 내다보는 방식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오류들을 실제 개선해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서는 현황을 주로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분야 관심자가 읽는다면, 역사와 인물까지도 많이 정리할 수 있을 거다.

단순히 심리학에 관심 많은 이가 읽는다면.. 약간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고.

 

2장부터 10장은 각론을 설명한다.

들어가는 글과 1장이 서론이자 총론이다.

50쪽도 안 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만 읽어도 저자가 깨닫고, 말하려는 바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뇌 과학의 발전에 따른 정신 영역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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