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사막 신혼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대략적인 작가의 탄생연도를 알고 있던 터라, 그 당시의 중국의 상황으로 봤을 때 그리고 대만으로 이주하였다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사하라에서의 신혼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으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첫 표지에 “싼마오 산문집”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그래서 도서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이 책의 구분은 외국에세이, 여행에세이로 구분되어져 있었다. 쉽게 말해, 그녀의 진솔한 신혼이야기라는 뜻이었다. 작가에 대한 설명에서 “스물네 살부터는 세계 각국을 떠돌기 시작했고, 1973년도에 서사하라에서 스페인 남자 호세와 결혼해 정착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작가의 소개부터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으며, 충분히 즐거운 책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은 인상적인 표지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싼마오의 신혼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라하라는 곳의 매력에 빠져 무작정 그곳으로 떠난 그녀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담겨 있었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다. 어쩌면 배경이 된 곳이 사하라 지역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사막의 경우는 시간이 다른 곳들보다 느리게 흘러 갈 것 같은 생각 때문인지도,) 그래도 그녀의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하라에서의 신혼생활, 솔직히 말하면 정말 사람이 살기에는 힘든 곳인 듯 하다. 그곳에는 제대로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순수함의 결정체인 것도 아니며, 그녀의 남편 호세와의 삶이 그 모든 부족을 채워줄 만큼 행복으로 가득한 시간들도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와 그의 신혼생활이 엉망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책으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정말 웃으면서 읽은 책인 것 같다. 싼마오의 매력 때문이기도 하고, 사하라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 때문이기도 하고, 싼마오와 호세 그리고 그들의 이웃과 관련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그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작가 소개의 글에서 보면 대만에서 27권의 전집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중국어를 모르는 이상 읽을 수는 없으니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아마 싼마오였다면, 중국어를 공부해가면서 책을 찾아 읽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그녀와 같은 열정은 부족한 듯 하다.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일찍 이해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듯 보인다. 그녀의 시간들을 공유할 수 있던 부분이 너무 적은 듯해서 아쉽다. 기다리면, 또 다시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나는 잘 알고 있어.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 걸,
아주 진실한 한 번뿐이라는 걸...... .
그래서 날이 갈수록 안타까워.
더 용감하고 유쾌하게 인생과 대면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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