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 한 디자이너가 그린 파리지앵의 일상과 속살
이화열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표지에 있는 첫마디가 이 책의 인상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파리지앵은 먹고사는 일처럼 무의식적으로 파리를 산책한다. 아, 파리를 배화하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맛있는 실존인가!”
산책이라.. 이 단어를 참 오랜만에 들어본 기분이다. 산책을 한지는 얼마나 되었으며, 얼마나 자주 산책을 하고, 배회를 할까. 산책을 하면 삶이 좀 여유로워지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좀 더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파리지앵들이 너무 부러웠다. 지나친 욕심이 없어 삶에 너그러울 수 있으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기에 좀 더 여유로울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참 멋있어 보였다. 경제적으로 성공하여 부와 명예를 다 가진 사람들의 삶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게 살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그 일들을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을 어떤 사람들 못지않게 아름다워 보였다.
가장 부러운 점은 아마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살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칠지 조금은 의식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할 때도 있고 지나친 욕심을 부릴 때도 있다. 그래서 삶이 각박해지고 복잡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일,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면 되는데, 그 보다는 외적인 조건을 먼저 생각하는 내 모습과 그들의 모습을 비교해보니, 참 파리지앵들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비오는 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한편의 글로는 그들의 삶을 모두 닮을 수가 없기에 책을 덮는 이 순간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파리에는 아름다운 곳들도 멋진 곳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기에 파리가 아름다운 곳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에 있어서 고유한 즐거움이란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매순간 새로 시작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삶이라는 직업을 가진 파리지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