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세상이 어두울수록 - 허수경 자전 에세이
허수경 지음 / 문학사상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극장에 나온 아이를 출산한 허수경씨의 모습을 보았었다. 앞뒤사정은 잘 몰랐고, 그저 두번의 유명한 결혼과 이혼, 간간히 홈쇼핑에서 내비치던 그녀의 싱글맘 선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놓고 손가락질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나도 허수경씨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협된 사고를 가진 사람중의 하나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어찌보면 엄마가 되고 싶은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건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아이가 이 사회에서 나고 자라면서 겪어야할 수많은 뭇시선들과 따가운 눈총들을 생각이나 해보고 내린 결정일까. 라는 속된 생각을 하던 사람중의 하나였다.
 

신이 내린 축복으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또 내 자신을 성숙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된다는 사실은 엄마가 되본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방송인 허수경씨의 자전 에세이라는 책에서는 그녀의 딸,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그리고 허수경씨의 가치관등이 고스란히 전해져있다. 딸 별이에게 쓰는 열두통의 편지와 더불어 이혼 후 모든 것을 정리하고 부모님과 조촐히 살고픈 그녀의 바램속에 제주도에서의 감귤농사얘기, 지금은 허수경씨만큼 유명해진 승훈이 엄마이자 이상우씨의 아내인 인자씨의 이야기, 허수경씨의 소중한 부모님과 두 남동생들의 이야기,그리고 라디오를 사랑하는 그녀의 평범한 이야기 등등이 어쩌면 기자회견을 한 것보다 훨씬더 진솔하고, 솔직한 그녀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자궁외 임신인줄도 모르고 발로 뛰며 일했던 순간들 속에서 중요한 순간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고, 또 두번째 임신역시 자궁외 임신이라는 사실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인간적인 연민도 갖게 되었다.


어쩌면 방송인으로 산다는 것은 보여지는 것들을 많이 얻을 수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잃어버리는 직업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불행한 결혼생활 속에서 별이가 태어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그녀의 말에 백배 공감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생각에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 본다. 다문화 가정이 들어가고, 편부,편모 가정이 늘어가지만, 여전히 부모의 학대 속에서 고통받는 아이들도 많다는 세상에서 책임질만한 사람이 부모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늘이 허락한다면 엄마로 살고 싶었습니다." 라는 그녀의 말속에서 과배란주사를 맞아가며 얻은 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눈망울에서 별이를 통해 그동안 받은 모든 상처들과 아픔들이 그저 지나가는 한편의 기억이 되길 바래본다. 아이들을 키우고 잔소리 하는게 일상이 되버린 내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한번더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게 되고,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연예인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허수경씨의 용기있는 싱글맘 선언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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