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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
김경화 지음, 정우열 그림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은 가장 빨리 유명해지고, 많은 돈을 벌 수있다는 메리트때문에 연예인이 되고자 일찍부터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에 소속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우리 어릴적에는 그저 꿈이라고 하면 과학자,의사,대통령,선생님이 주류를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 아이들은 좀 더 현실적으로 영화감독,코디네이터,연기자,프로그래머 식으로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직업을 꿈으로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서두르는 것 같다.
내가 영화에 푹 빠졌던 때는 80년 대 후반이었다. 중학교때 단체관람을 할 때였는데, 영화의 매력을 알고나서부터는 단체관람만으로 성이 차질 않아 엄마 몰래 학원을 안가고 친척들한테 받은 용돈을 영화 보는데 모두 써버렸을만큼 재미를 느꼈었다.
이 책의 저자인 김경화씨는 아동학과를 전공했고, 연출도 공부하신 분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쉬우면서 구체적인 세부사항까지 얘기해 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에 보여지는 화려함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눈에 보이지 않는 수고를 했기 때문에 좋은 영화,작품성 있는 영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있는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시초는 뤼미에르 형제에게서 시작되었다.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에서 사람들은 기차가 달려든다며 몸을 잔뜩 움츠리고,소리치며 도망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니 움직이는 활동사진의 위력이 어떤것인줄 가히 짐작할 수있다.
영화의 큰 특징은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리눈은 착시현상을 일으킬때가 많은데, 여러 장의 그림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그림 하나하나를 기억해 두고 눈이 기억한 그림이 잊혀지기 전에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면, 전에 보았던 그림의 기억이 뇌 속에서 겹쳐지면서 그림이 움직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우리 몸의 눈과 같은 카메라는 1초 동안 24장의 사진을 연달아 찍을 수있어야 한단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라프를 발명하게 되었고, 그 뒤로 찍기 편리하고 기능도 다양해진 영화 카메라와 필름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필름을 쓰지 않는 캠코더로 쉽게 찍을 수있고 찍은 장면을 바로 확인할 수있어 누구나 손쉽게 영화를 찍을 수있다. 또한,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처럼 알록달록 옷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찰리채플린 영화처럼 무성영화는 소리 없이 몸짓만으로도 영화 속 이야기를 재미나게 전달할 수도 있었다. 배우의 목소리를 최초르 들을 수 있었던 영화는 1927년 미국 개봉작인[재즈 싱어]라고 한다.
요즘에는 특수 효과나 분장덕분에 더욱 실감나는 영화를 즐길 수있게 되었다. '스타워즈'나 어젯밤 재방송으로 보게된 '나니아 연대기' 를 보게 되면 새로운 생명체들이 다양하게 나오게 된다. 초등학교때 처음 ET를 보았을때의 충격이란 말할 것도 없지만, 요즘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특수분장이나 특수효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1부의 마지막장에 소개된 영화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영화를 총 감독하는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제작, 배우,조감독,스크립터,촬영감독,조명감독,붐마이크맨,음향기사 등등 생소한 분야의 사람들도 있지만,단순히 감독이나 배우만 잘해서 영화가 잘 만들어질 수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된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어 보는 방법을 제시한다.영화의 설계부터 영화에 맞는 장소를 찾고, 어떻게 찍을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습방법을 제시함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영화를 만들었을때 도움을 줄 수있는 항목들이 제시된다. 특히나 촬영을 할때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보면 사진찍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물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러한 촬영을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어렵게 찍은 영화의 컷들을 또 다시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므로 한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유념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소리를 담아 영화를 완성해야하는데, 효과음악이나 음악을 넣는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영화의 상영장소나 영화를 알리는 포스터만드는 방법도 나와있다.
누구나 영화의 주인공일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당연히 나 자신이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기전에 무엇을 준비해야할지를 꼼꼼히 준비해야하는 것처럼 영화한편을 만드는 과정이 단 한가지도 쉬운것이 없는 것 같다. 특히나, 배우라는 보여지는 직업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은 묻혀버리지만,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잊혀져서도 안될 것이다. 성룡영화에 푹 빠져 성룡이 우상이었던 내 소녀시절을 되돌아보니 우습기만 하지만,
일찍부터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좀더 현실적이고, 좀더 꼼꼼한 준비를 할 수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인듯 싶다. 8살 아이가 읽으면서 영화가 처음에는 흑백이었다는 사실도, 영화를 찍을때 수많은 스태프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모두모두 새로웠던 만큼 이땅의 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