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랑 놀 사람 여기 붙어라 - 열두 달 놀며 노래하며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파랑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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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하던 토요일 오후에도 두 녀석들은 컴퓨터앞에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 아토피,비염이 심한 두녀석들은 겨울내내 찬바람도 거의 쐬지 못하고,집안에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일에 너무 익숙해진듯 이제는 무감각해진듯 하다.
한껏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도 없고, 그저 학원이나 같이 가야 친구를 만나는 지금의 현실이 어른이 된 내가 우리 아이에게 젤 미안하게 느끼는 부분이다.

저자의 캐릭터 같은 짱뚱이는 제대로 크는 법을 알려주는 자연의 아이이다. 잘먹고, 잘놀고,아이들과 신나게 하루종일 어울려 다니며 이놀이 저놀이 하는 짱뚱이는 그 옛날 몇십년전의 우리네 생활을 보여주는 추억속의 아이이기도 하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아련히 떠오르는 옛추억에 잠긴 엄마와 달리 8살 아이는 신기하기만한 예전 이야기에 무슨 옛날 얘기나 듣는것 마냥 귀를 쫑긋하고는 심취했다.

제목처럼  열두 달 놀며 노래하며  짱뚱이랑 노는 이야기 이다. 계절별로, 월별로 불렀던 노래들을 아련히 추억하게 해주고, 건강하게 지내는 법도 이야기 해 준다. 3월의 봄노래를 부르며 여자아이들이 했던 고무줄놀이, 흙과 나뭇잎으로 담장밑에서 했던 소꿉놀이, 4월에는 새로 올라온 나물들을 뜯으며 들려주시는 할머니의 이야기,5월에는 두패로 나뉘어 우리집에 왜 왔냐고 부르는 놀이... 이렇게 봄 여름 가을엔 거의 바깥에서 했던 놀이들이 주를 이루며 노래를 부른다.
손이 부르트도록, 엄마가 찾으실때까지 밖에서 놀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 세상에, 느그들은 먹고 자고 놀고 을매나 좋으냐!"
라고 하신다. 그때는 학교에 가서 수업끝나면 아이들과 책가방 모아놓고 학교운동장에서,친구집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았던게 수업이외의 전부였던게 생각이 난다.
먹을게 별로 없어서 봄에는 나물로 범벅을 해 먹고, 고구마 삶아먹고, 김칫국에 밥 말아 먹은게 전부였지만, 잘도 먹는 짱뚱이를 보니 그땐 그렇게도 살았었는데 싶다.

아이는 본책보다 함께온 자연놀이 기록장을 더 좋아했다. 지금 한창 봄꽃이 만발한것을 보고
개나리도 그려보고, 하얗게 핀 목련도 그려보고 하는걸 더 즐겼다. 지난 겨울 식구들과 함께 시골로 고구마 캐는 활동을 하러 간적이 있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아이가 고구마 캘때 처음엔 재밌어 하더니 나중에는 허리아프다.손아프다 하면서 울었던 게 생각나서 아이와 함께 웃었다. 농부아저씨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겠는지 반찬도 남기지 않는걸 보니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을 좀 더 느긋하게 기다려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속에서 아이들은 좀 더 많이 배우고, 좀 더 많이 자라고, 좀 더 많이 건강해 질것 같아서 앞으로는 자연속에서 하는 활동들을 더 많이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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