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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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소설로 쓸 수 있는 것은 정말로 알고 있는 것, 그것뿐이다. 66

 

 

* 나는 무엇이든 잘 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 당신은 수많은 것을 알고 있겠지요. 하지만 ‘알고 있다’라는 것과 ‘정말로 알고 있다’라는 건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70

 

 

* 이야기는 쓰는 것이 아니다. 붙잡는 것이다. 72

 

 

* 자신의 이야기를 쓰십시오. 다만, 아주 조금 즐거운 거짓말을 넣어서.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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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으로 - 문학의 공간
김응교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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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선 아름다운 글이 나온다.

아름다운 글을 읽으면 어느새 아름다움이 내게 옮겨온다.

캔퍼스에 물을 적시고 붓으로 물감을 바르면 종이 위로 은은히 번져 나가듯.

 

 

* 몽롱한 가운데 바닷가 푸른 모래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 검푸른 하늘엔 노란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생각해보니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시 땅 위엔 길이 없다. 걷는 이가 많아지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고향> 101면 인용- 2

 

 

* 저는 구심력과 원심력을 생각해봤어요. 아픔이 있는 진앙지에 찾아가는 ‘곁으로의 구심력’이 있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곁으로의 구심력’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했던 순간이 파리 코뮨이고 3.1 독립운동 때 평양 기생들이 치마를 찢어 태극기를 만들던 순간이고요, 광주 민주화항쟁 때 몸을 팔던 여인들이 헌혈하고 시체를 치워주었던 순간이지요. 아픔의 진앙지로 찾아가는 순간들 말입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곁으로’라고 표현합니다. 원심력을 따라 진앙지에서 도망가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겉으로의 구심력’이 강한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42

 

* 내게 위로가 있다면 발터 벤야민이 좋아하던 안드레아 피사노의 ‘희망’이 주는 저 메시지다. ‘곁으로’ 가는 저 방향성이야말로 나 자신을 희망이 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곁으로’ 가겠다는 생각, 방향성만이라도 우리는 희망이 될 수 있다. 소설가 한강과 박민규, 자이니치 사상가 서경식 선생은 자신이 동의하든 말든 저 방향을 찾아 스스로 희망이 되는 선택을 한 존재들이다. 서경식 선생은 말한다. 고통의 진앙지에 가지 못하면 ‘증언’이라도 하라고, ‘상상’이라도 하라고, 그래야 참살을 막을 수 있다고 권한다. 그래서 루쉰은 ‘걷는 이가 많아지면 거기가 곧 길이 된다’고 썼다. 49

 

 

* 서둘고 싶지 않다 -신동엽

 

내 일생을 시로 장식해봤으면,

내 일생을 사랑으로 채워봤으면,

내 일생을 혁명으로 분질러봤으면,

세월은 흐른다. 그렇다고 서둘고 싶진 않다.

 

 

* 무서운 현실은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참여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재 이 나라의 먹이사슬은 ‘경영진-정규직-비정규직-용역-품팔이-노숙인’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요즘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싸우는 모습도 있다. 경영진은 팔짱을 껴고 보고 있고, 공장뿐만 아니라 회사나 언론사나 학교에도 비슷한 먹이사슬이 있다. 깜빡 실수하면 아래로 끊임없이 밀려나는 냉혹한 신자본주의 사회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영성’이 필요하다.

사회적 영성이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깨닫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주변에서 누가 죽어가는지, 누가 굴뚝에 오르는지, 누가 망루로 올라 호소하고 있는지, 누가 송전탑에 오르고 있는지, 오르기 전에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려 하는 정치가, 종교인, 학자, 작가가 필요하다. 그 고통을 들으려 하는 마음을 ‘사회적 영성’이라고 호명하고 싶다. 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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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시선 387
문태준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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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의 노래

 

나에게는 많은 재산이 있다네

하루의 첫음절인 아침, 고갯마루인 정오, 저녁의 어둑어둑함, 외로운 조각달

이별한 두 형제, 과일처럼 매달린 절망, 그럼에도 내일이라는 신과 기도

미열과 두통, 접착력이 좋은 생활, 그리고 여무는 해바라기

나는 이 모든 것을 여행가방에 넣네

나는 드리워진 커픈을 열어젖히고 반대편으로 가네

이 모든 것과의 새로운 대화를 위해 이국으로 가네

낯선 시간, 그 속의 갈림길

그리고 넓은 해풍이 서 있는 곳

 

 

* 강촌에서

 

말수가 아주 적은 그와 강을 따라 걸었다

 

가도 가도 넓어져만 가는 강이었다

 

그러나 그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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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들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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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불안은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바라건대 장기적으로는 없애야 할 것 - 요컨대 주체의 행복을 가로막는 궁극의 장애물- 으로 인식된다. 반면 철학과 정신분석에서는 불안을 인간의 본질적 조건으로 논의했다는 것을 사람들은 거의 잊고 있다. 즉, 불안은 사람들을 마비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 매개가 되는 바로 그 조건이기도 하다. 40

* 이와 같이 “비밀 노출”이라는 논리를 보여 주는 또 다른 사례들은 오늘날의 선거 캠페인에서도 볼 수 있다. TV 광고에서 정치인들은 더는 완성품-유권자를 설득하는 연설-을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연설을 준비하는 바로 그 과정을 노출한다. 화장실에서 직접 면도를 하고, 모닝커피를 음미하며, 연설을 준비하는 보좌관들과 이야기하는 등의 모습 말이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스스로 연설문을 작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추었다면 오늘날에는 바로 이를 노출해 선거 광고로 사용한다. 이런 광고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우리는 여러분께 진실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후보는 여러분과 같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는 참 정직합니다. 직접 연설문을 쓰지 않는다는 것까지 보여주잖아요. 92

* 오늘날 생산업체들은 신뢰 관계 구축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미지나 생활 방식을 판매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예컨대 스타벅스나 커피 리퍼블릭에서는 소위 “디자이너 커피”를 판매한다. 이런 곳들에서 파는 것은 단지 커피만이 아니라 특정한 유형의 경험이다. 이를테면 인테리어가 좋은 공산, 집처럼 편안하고 아득한 분위기,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커피가 어떤 환경에서 재배되었는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 (비싼) 커피를 구매함으로써 콜롬비아 빈민들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도 듣게 된다. 그런 비싼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들은 한편으로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상징적 공간을 제공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부 세계-특히 빈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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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사물, 디자인의 사회사
에이드리언 포티 지음, 허보윤 옮김 / 일빛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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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디자인이 우리의 사고방식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텔레비전이나 저널리즘, 광고, (대중) 소설이 우리의 정신에 끼치는 폐해에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디자인이 지닌 그와 유사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 디자인은 가치 중립적이고 해악이 없는 예술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또 미디어의 효과가 일시적인 데 반해, 본질적으로 훨씬 더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들을 영구적이고 구체적인 실체의 형태에 투사하기 때문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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