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시선 387
문태준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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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의 노래

 

나에게는 많은 재산이 있다네

하루의 첫음절인 아침, 고갯마루인 정오, 저녁의 어둑어둑함, 외로운 조각달

이별한 두 형제, 과일처럼 매달린 절망, 그럼에도 내일이라는 신과 기도

미열과 두통, 접착력이 좋은 생활, 그리고 여무는 해바라기

나는 이 모든 것을 여행가방에 넣네

나는 드리워진 커픈을 열어젖히고 반대편으로 가네

이 모든 것과의 새로운 대화를 위해 이국으로 가네

낯선 시간, 그 속의 갈림길

그리고 넓은 해풍이 서 있는 곳

 

 

* 강촌에서

 

말수가 아주 적은 그와 강을 따라 걸었다

 

가도 가도 넓어져만 가는 강이었다

 

그러나 그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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