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FM 라디오 현대시 100선 EBS 국어 특화 시리즈 2
EBS(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아.. 머리가 아픈, 나를 지긋지긋 하게 만드는!! 

이 죽일놈의 현.대.시! 

 

8년 전, 고1때 나에게 현대시는 식후에 찾아오는 식곤증처럼 

나를 무진장 졸렵게 하는 하나의 '몸짓'일 뿐이었다. 

'시'와 나의 관계는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후에도 계속됐다. 

다른 친구들이 시와 소설을 끼고 살때 나는 문법이 차라리 낫다면서 

문법 강의를 많이 들었고, 시, 소설에 느끼는 감흥이 없는 메마른 국문과생이라며 

스스로를 평하며 다녔다. 

그런데 졸업 후, 임용을 준비하면서, 또 그렇게 시를 접하면서 

시가 살아있다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 

시어 하나 하나, 시 구 한 줄 한 줄이 다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런 시 한편을 통해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계기가 바로 김주혁 선생님의 'EBS 현대시 강의' 때문이었다. 

이 선생님의 강좌를 작년 가을 경 EBS에서 들으면서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모른다. 

중,고등학교때 도식적으로 배웠던, 외워야하는 시가 아니라 

내 마음속의 어떤 울림을 제공해주는. 그런 시였던 것이다. 

그때의 그 감동이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그 이후로 나는 현대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다시금 김주혁 선생님의 라디오 강의에 

눈을 돌리게 됐다. 

 

기존 문제집들이 시를 요소별로 분석해 놓고 밑줄, 별표를 무한 반복했던 것에 비해 

이 EBS현대시 100선 교재는 시집 정도의 크기에 

핵심적인 질문과, 시 100편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전부다. 

또 작품 옆에 함께 보아야할 시 정도가 적혀있다. 

여백의 미! 라고 하면 여백의 미! 이겠지만 

100편의 시를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필기를 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시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거기다 김주혁 선생님의 감미로운 목소리까지 가미되면 

이제 더이상 공부가 아니라 '낭만'으로까지 느껴질 수 있다. 

(아.. 너무 예찬한 듯.. ㅠㅠ) 

어찌되었든! 시에 공포감을 갖고 있고 

더 나아가 문학에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구매해, 혹은 빌려서 

EBS 라디오 강의와 병행해 보길 권한다. 

 

마음을 비우고, 

공부에 대한 압박을 지워버리고 

잠들기전, 공부해보면 

 

수험생이란 억압스런 현실도 잠시 잊히지 않을까. 

 

학창시절, 정말 소박한 시집 한권, 소장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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