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현재라고 말하는 순간 과거가 되고, 이미 밀려오는 미래가 또 다시 과거가 된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지금' 안에서 '과거'가 되고 있는 것인가. 새로운 것의 등장은 또한 역사 속에서 조명할 것이기에 두고 볼 만하다.
민음사에서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목록이 꽤 눈에 익지만 우선 신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든 생각. "오, 책장이 또 한번 멋지게 꾸며지겠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여 기사를 검색했다. 쏟아지는 외국 문학의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당찬 기획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지는 신작 중 중요하지 않다 말하는 작품은 거의 없으며 그때마다 '낚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허무했고, 실망스러웠던 적도 꽤 있다. 때문에 '민음사 모던 클래식'의 등장은 고무적이다. 적어도 '세계문학전집'과 같다면 그 '목록'은 신뢰가 가니까.
온라인에 올라온 리뷰를 보니 표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꽤 있던데, 내 생각은 이렇다.
- 이 정도면 훌륭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혼란한 일러스트와 난잡한 서체로 뒤덮인 표지보다는 훨씬 정돈되고 깔끔하다. 솔직히 인정한다.
- 직접 받아 보니 훨씬 깔끔하고 참신하다. 적어도 문학 작품의 표지에 있어 이런 시도는 '민음사 모던 클래식'의 등장 만큼이나 신선하고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 똑똑하게 접근했다. 독자의 구매욕과 수집욕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않았나. 이 정도 돈냄새는 우리 출판 시장 사정을 고려했을 때 '민음사' 같은 출판사에서 문을 열어줘야 좀 성장하지 않겠나.
지켜봐야 할 일이다. 원래 새로운 것은 낯설고, 낯선 것은 날카롭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 '현재' 역시 '과거'와 '역사'가 될 일이고 판단은 그 후에 해도 좋다. 우리는 다만 이 흐름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열심히 응원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