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바로보기 - 감추어진 유대인 2000년 역사를 찾아서
류모세 / 두란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지난 시간 동안 많은 민족이 존재 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많은 민족이 전쟁과 질병 등으로 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수많은 민족들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 및 사건들과 맞딱 뜨리며 많은 부침을 겪어 나갔다. 그러한 상황 가운데서, 아마도 평화로운 삶만을 산 민족은 없을 것이다. 어느 민족이든 기구한 삶을 살았겠지만, 유대 민족 만큼 특이하고 험한 삶을 산 민족은 아마 또 없을 것이다. 유대인 만큼 고단한 삶을 산 민족은 찾기 힘들 것이다.

 유대 민족은 그 기원부터, 다시 말해서 그 첫 조상인 아브라함 때부터 방랑 생활을 시작한 민족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제 고향을 떠나게 한 순간부터 그 후손인 유대 민족의 방랑과 역경은 예고 된 것이 아닐까? 아브라함 이후,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따라 모세가 이집트에 살던 히브리 민족을 데리고 나왔고, 이 민족의 방랑은 또 다시 시작 되었다. 시간이 흘러 히브리 민족의 후손 중 하나인, 분열 왕국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기원전 586년 경) 당하여 유대 민족은 원근 각지로 흩어졌다(바빌론 유수). 방랑의 연속이다. 그리고 마침내 끝을 알 수 없는 방랑 생활이 시작 되었으니, 기원 후 1세기에 팔레스타인에 살던 유대 민족은 로마에 대한 반란의 결과로 모두 추방 되면서 세계 각지로 또 다시 흩어지게 되었다(디아스포라).

 이상 간략히 본 바와 유대 민족은 첫 조상 때부터 이후 수 천년 간 방랑과 정착을 반복하며 살아왔다. 정말로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그러한 고난의 역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살아남았고 존재하였다는 사실은 참으로 믿기 힘든 신비이다. 뭇민족이라면 한 번의 흩어짐만으로도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대 민족은 여러 차례 방랑 혹은 흩어짐을 겪었음에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 하였다. 매번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다시 나라를 수립하였다. 마지막 흩어짐 이후 무려 2천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역사는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여러 부침을 경험한 유대인들은 유럽에서 동정보다는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인식 되어 왔다. 음흉하고 간사하며 돈만 밝히는 이들로 매도 되었다. 디아스포라와 홀로코스트 등 누가 봐도 불쌍하고 위로를 해주어야 할 유대인들을 유럽인들은 왜 그리 불편하게 여겼을까?

 '유대인 바로보기'

 본서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유대인들의 숨겨진 역사를 밝히고 있다. 그들의 험한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부정적으로 인식 되어 온 유대인들의, 그렇게 된 사연을 전하고 있다. 기원 후 1세기부터 지금까지, 유대인들의 숨겨진 2천년사를 주요 사건을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유대교와 기독교가 결별하게 된 사연을 전한다. 본래 한 지붕 아래에 있던 두 파(?)가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그 이후 펼쳐지는 유대인들의 계속 되는 비극과 희극을 그린다. 중세 봉건제도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던 유대인들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십자군 운동으로 말미암은 파멸의 역사를 전한다. 또한 악랄한 고리대금업자의 이미지로 인식된 이유와 대영제국 탄생과 유대인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시오니즘의 탄생 및 이스라엘 건국 이야기 등 유대인들의 기구한 역사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여준다.

 본서를 읽고나면 왜 유대인들이 그토록 핍박을 받았는지 다소 의문이 풀릴 것이다. 유럽인들은 왜 그리도 유대인들을 싫어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유대인들은 우리의 관심 밖에 있기에 어느 독자들에게는 본서의 내용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슈퍼 파워를 자랑하고 있기에, 그러한 유대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가 있다면 본서가 그들이 자랑하는 슈퍼 파워의 단초와 그 외에 상당한 흥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아쉬움을 한 자 더 적고 평을 끝내려 한다. 본서에서는 유대인의 감춰진 역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본인,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유대인의 역사보다는 유대교에 대해 더 궁금증을 갖게 마련이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갖고 있는 유대교에 대한 오해(?)나 잘 모르는 부분들을 내용에 포함하였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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