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 자끄 엘륄이 말하는 그의 삶과 작품 자끄 엘륄 총서 7
자끄 엘륄 지음. 빌렘 반더버그 엮음. 김재현 외 옮김 / 대장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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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의 산업 혁명 이레 기술은 급속도로 거듭 발전해 왔다. 인간의 편의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한 기술이 본래 목적을 넘어 인간을 밟고 올라서게 되었다. 인간이 기술을 낳았지만 기술이 인간을 지배해 버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그것의 진행을 막거나 경로를 변경 시키는 것은 인간의 힘과 의지로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에 대해 자크 엘륄은 그 부정적인 결과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욕망이 그 자신을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사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인간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들여다 보았지만 이제는 기술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들여다 본다. 기술로 인간과 세상을 분해, 분석하고, 해석한다. 급기야 기술은 신적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것을 보며 재앙의 날이 앞당기는 일이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Think globally, act locally'

 

 자크 엘륄은 이 책에서 기술과 세상의 긴장 관계를 역설한다. 기술과 사회, 기술과 미래, 기술과 종교의 긴장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하는지 가르쳐 준다. 인간과 기술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주시하게 한다. 기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참으로 가치가 있다. 이 책에 담긴 기술에 대한 그의 설명은 그것의 가치와 방향, 곧 인간의 미래를 바라보게 한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앙과 종교를 지나치게 기술적,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그동안 그의 신학 서적을 읽으며 느끼지 못했던 이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것을 제외하고 이 책은 기술에 대한 참으로 번득이는 분석이 돋보인다.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도구의 사용이다. 도구를 보다 정밀하게,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즉 기술 혁명이 인간과 동물을 차원이 다른 존재로 가른다. 인간은 그렇게 다른 동물과 그 존재를 구분시키는 기술을 가졌지만 점점 그것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단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기술이 도리어 환경을 지배하고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급기야 비인간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기술은 점점 인간의 간섭을 막고 있다. 반면 인간은 점점 그것에 종속되어 가고 있다. 기술지배사회에 대한 신의 경고는 계속 무시 되고 있다. 과연 이 위태위태한 상황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간의 소망과 자유를 점차 빼앗아 가고 있는 기술은 과연 신의 축복일까? 재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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