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랑 -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2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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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소싯적에 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대화 중에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자랑삼아 늘어놓곤 한다. 꼭 어릴적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어떠한 식으로든 자기 자랑을 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이다. 

 사람들은 왜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남들보다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우월감의 표시이다. 그리고 남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지구상의 모든 동물 중에서 유난히도 서로 간에 치열한 영역 다툼을 해왔다.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쥐어야 했다. 자기 자랑을 통해 싸움 전에는 상대를 주눅들게 만들었고, 싸움 후에는 상대가 자신을 넘보지 못하게 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홀로 살 수 없는 존재라는 말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인간은 결코 자립할 수 없다. 인간만의 특권인 고도의 지적 능력이 모든 동물 중 인간을 돋보이고, 강하게 만들었지만 반대로 나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 과시를 통해 자신은 나약하지 않다고 자위하거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 외로움을 최소화 했다. 그러나 지나친 자기 자랑은 사람들의 빈축을 사게 되고, 오히려 자신을 고립시킨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사회적) 관점에서 본 자기 자랑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에서는 자기 자랑을 어떻게 볼까? 그것은 한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교만, 즉 하나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려는 것이고, 더 나아가 하나님 위에 자신을 두려는 것이다. 모든 죄 중에 가장 큰 죄요,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되는 죄이다. 그것이 얼마나 큰 죄였던지 하나님 옆에서 그분을 찬양하던 한 천사가 하나님보다 높아지려는 교만으로 영화로운 천상에서 그곳에 다시는 오르지 못하도록 땅의 저 깊은 곳으로 찍혀 버렸다. 자, 이제 자기 자랑이 어떠한 것인지 감이 좀 잡히는가? 

 이 책 '자기 자랑 :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은 그러한 자기 자랑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 책을 살펴보자. 
 
 

  

 내용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을 순서대로 본다면, '자기 자라의 파괴력', '자기 영광을 구하는 자랑', '하나님 없는 자기 자랑', '자기 자랑으로 얻은 추종자', '아첨과 자기 자랑', '신실함과 자기 자랑', '언약 백성의 자랑거리', '하나님을 추구함' 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장은 자기 자랑의 원인과 폐해, 그리고 결과 등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자랑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1장, '자기 자랑의 파괴력'에서 '자랑'의 사전적 뜻과 신구약 성경에서의 뜻을 살핀다. 구약에서의 '자랑'은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를 갖는데 전자는 잠언에서 자녀가 자신의 부모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잠 17:6)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이 백발이 자랑이라고 하는 것(잠 16:31, 20:29) 등이라고 말한다(14p). 후자는 히스기야가 바벨론 사신에게 자신의 무기고를 보여준 것(사 39:2)을 예로 든다. 그리고 신약에서의 자랑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갖는데 긍정적 측면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믿음의 자녀들에게 한 말(살전 2:19)이고, 부정적 측면은 로마서 1장 30절에 나오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랑이라고 한다(15p). 이어서 자기 자랑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복음의 정신에 위배 된다고 한다(17p). 

 1. 하나님보다 자신을 높임.
 2. 그릇된 가치를 좇게 함.
 3. 거룩한 은혜를 고갈시킴.
 4. 공동체를 오염시킴. 

 3장, '자기 자랑과 사랑의 결핍'에서는 사람이 자랑을 그치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인정받으려는 의도와 사랑의 결핍의 발로라는 것이다(52p). 

 6장, '아첨과 자기 자랑'에서 자기 자랑에 대해 말하길 그것은 아첨하는 것인데 그 대상은 하나님께, 다른 사람,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105p).  

 8장, '언약 백성의 자랑거리'에서는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 하는데 지혜와 부, 그리고 돈이라고 말한다(133p). 

 이상 간략히 살펴본 바와 같이 - 이 글이 스포일러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소주제만 살펴보고, 내용 언급은 피하였으니 이해 바란다. - 자기 자랑은 좋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1장에 이야기 하는 것처럼 자랑 그 자체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기에 자랑을 긍정적으로만 사용하면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 자기 자랑에서 '자기'는 빼고, '하나님'을 대신 넣는 것이다. '하나님 자랑', '하나님 나라의 자랑' 그것은 이 책의 결론부인 9장(155p)에서 이야기하는 바이기도 하고, 신자의 의무이자, 기본 도리이다. 신자들이 부름심을 받은 이유는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를 자랑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앞 페이지를 읽을 때 그만 읽고,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말로는 하나님을 자랑하는 듯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분을 부끄러워 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바에 내 마음이 심히 찔렸기에 진도를 더 이상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끝까지 읽어야 나의 모습을 바로 보고, 고칠 수 있기에, 그래야 바른 신자가 될 수 있기에 꾹 참고 끝까지 읽었다. 책이 비교적 얇지만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기에 다 읽은 후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 자랑은 자신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랑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자체가 안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은 질투심이 강한 존재이기에 남의 자랑은 좋게 보지 않는다. 자랑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대가 자신을 높이면 혹시 겉으로는 좋게 봐줄지 몰라도 속으로는 악의를 품는다. 자신과 상대 모두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 자기 자랑이니 그것은 은연 중에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 자랑은 의도적으로, 그리고 은연 중에라도 하는 것이 유익이다.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고,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 나라가 세워질 것이다. 하나님을 자랑하는 자,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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