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작은 교회
루스 A. 터커 지음, 최요한 옮김 / 스텝스톤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교회 관련 신조어가 있다.

  '메가처치(Mega-church)'

 지금 막 생겨난 말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없던 말이다.

 메가처치란, 주일예배 참석인원이 2천명 이상인 대형교회를 뜻한다. 많은 교회들이 이들을 부러움과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분다.

 메가처치는 담임목사의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놀랍도록 급성장하여 교회 문화를 주도한다. 때문에 많은 - 절대 '모든'이 아니다. -교회가 그의 뒤를 숨가쁘게 쫓는다. 그와 같은 교회가 되고자 그의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실시한다. 그러나 이내 고배를 마시고, 왜 자신들은 그와 같이 되지 않는지 한탄한다.

 메가처치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일까? 외양적, 양적 성장만 추구하는 그러한 교회가 진정한 교회일까?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그를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나님은 어떠한 교회를 기뻐하실까?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히 실천하는 교회일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의 말씀은 당연히 성경 말씀이다. 교회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심을 보신다는 말씀처럼 그 중심이 중요하다. 그러나 교회가 조직화 되고, 거대화 될수록 하나님이 보시는 중심이 성경 말씀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수천, 수만이나 되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하나로 잇는 강력한 사슬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여러 프로그램의 개발, 실시에 치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말씀의 실천은 뒷전이 된다. 덩치 유지만도 벅차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제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개화기를 전후하여 여러 나라의 선교사가 우리 땅을 밟았다. 그러나 그 생명력을 끝까지 유지 했던 것은 미국 선교사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교회는 미국 교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 물론 교회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어쩌면 교회 또한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 그러나 그것은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다.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앞선 신학 -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 모두를 포함한 '앞선 신학'이다. - 을 공부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운 것과 습득한 것을 국내로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신학과 그 교회의 문화, 시스템 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우리 교회와 신학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유명 목회자들과 신학자들 거의 대부분이 - 전부라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 유학파니 더 할 말이 있을까?

 아무리 메가처치가 교회 문화를 주도한다 해도 그들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전체 교회를 놓고 보면 그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 만큼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해도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교회가 있다. 바로 작은 교회이다.

 대형 교회가 여유있게 자신의 덩치를 키우고, 유지하는 반면 대부분의 작은 교회는 힘겹게 자신을 지킨다. 그리고 큰 교회의 영향으로 사라지는 교회도 허다하다.

 대형 교회를 마냥 비판, 비난 할 수는 없다. 그들도 악의를 가지고 자신을 키운 것은 아니다. 잘 되겠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 영향력 - 긍정적, 부정적 영향력 모두를 포함한 - 이 워낙 크다보니 그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신음한다.



 이 책은 '작은 교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뒤쳐져 있는 - 부정적인 의미에서 뒤쳐짐이 아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뒤쳐짐이다. - 교회'를 돌아본다. 그들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말한다. 비록 작지만 소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작은 교회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 - 그녀는 작은 교회를 다녔고, 작은 교회의 사모였다. - 자신이 겪은 작은 교회에서의 추억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지난날과 오늘날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성직자들 - 릭 워렌, 빈센트 반 고흐, 빌 하이벨스, 유진 피터슨, 조엘 오스틴, 헨리 나우웬 등 -  과 알려지지 않은 성직자들의 간략한 사례를 통해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를 엿보고 이야기 한다. 

 이 책은 해외 작가의 저작물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사례들이 낯설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감안이 된다. 그러나 가장 큰 아쉬움은 미시적 결론은 있으나 거시적 결론이 없다는 것이다.

 총 14장에서 각각의 장마다 그 주제에 맞게 작은 교회의 역할이나 중요성이 언급된다. 그러나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 작은 교회는 이렇다라는 상황 제시나 분석만 있지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의 분명한 메시지가 없어서 읽고 난 후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는 강한 의문 갖고,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다.



 예수님께서는 낮아지라고 말씀하시는데 교회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교회의 목이 점점 곧아지고 있다. 사회의 낮은 곳으로 들어가 섬기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 좋겠다고 쿵짝쿵짝이다. 진정한 섬김과 사랑이 심각하게 부재 되어 있다.

  "모든 교회가 그런 것이 아니다. 많은 교회가 낮은 곳에서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

라는 진부한 말은 설득력이 없다. 교회와 사회, 안밖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형 교회가 섬김의 본이 되지 않는다면 점점 떨어져가는 교회의 신용도가 높아지기는 커녕 적정 수준의 유지도 어려울 것이다.

 작은 교회의 묵묵한 사명 감당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애절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힘겨운 싸움이 부디 언젠가는 꼭 귀한 결실을 맺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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