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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찔레 (일반판) - 미래를 바꾸는 두 가지 선택
조동성.김성민 지음, 문국현.윤석금.박기석 감수, 낸시랭 표지디자인 / IWELL(아이웰)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장미와 찔레.
제목만 봤을 때 뭔가를 비교하는 내용이 담긴 책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디자인은 낸시랭이 했다. 참 재미있는 것은 디자인에 대한 평이다.
아이웰의 공식 홈페이지(정확히는 블로그?)를 찾아가 봤는데 몇 되지 않는 디자인에 대한 평이 썩 좋지가 않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마음에 안 든다' 이다. 내가 보기에 그것의 그 주된 이유는 단지 디자이너가 '낸시랭'이라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만약 같은 디자인을 다른 유명한 디자이너가 했다해도 평가가 그렇게 편향 됐을까?
이 책은 특별판과 일반판, 두 가지 디자인(단지 표지만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특별판의 매리트가 전혀 없다.)이 있다.
특별판은 공동 저자 및 출간자의 말을 빌려 "'책이지만 책같지 않은 보통 책들과는 뭔가 다른 특별한 디자인... '경쟁사보다 더 좋은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 '더 예쁜 디자인'이 아닌 '다른 디자인'" 이라는 기획방침을 충실히 이행 했고, 일반판은 그보다는 책의 내용에 부합하는, 책 자체를 잘 살려 주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특별판의 디자인은 '다른 디자인' 을 원한다는 기획자의 방침을 잘 반영했고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 했지만, '디자인도 책 내용의 일부'라는 사실을 제대로 빗나갔다. 표지만 봤을 때 도대체 무슨 책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일반판의 디자인은 '장미와 찔레' 에서의 검붉은 장미를 독특하게 잘 표현 했지만, 문제는 너무 장미만 강조된 것 같다. 내용은 장미와 찔레 인생의 우월성을 논하는게 아니라, 그 차이점을 말하는 것인데 표지는 전적으로 장미를 지지하는 것 같이 표현됐다.
책은 외국 책들처럼 두께에 비해 무척 가볍다. 종이 재질이 이방면에 완전 문외한이라 요즘 한창 부각시키고 있는 '이라이트' 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아무튼 덕분에 '묵직해야 책 같다고 생각' 하는 고정관념을 빗겨나긴 했지만, 실용성 측면으로는 제대로 접근했다.
내용은 주인공인 미주가 직장인(을 포함해서 누구나)이라면 반드시 하게 되는 고민인 현재에 안주해야 하는가, 다른 살 길을 찾아야 하는가로부터 시작한다.
수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 정확히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바라지만, 현실은 그 바람을 무참히 짓밟는다. 그로 인해 현실에 짓눌려 꿈을 잃은 채 제 몸 유지하기에도 벅차하며 간신히 숨을 헐떡인다. 그런 미주의 삶에 진정한 변화가 찾아오게 된 것은 새 삶을 원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고자 했던 목적으로 찾은 대학시절의 성 교수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처음에는 그의 말에 반신반의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도 모르게 성 교수의 조언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게 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 책을 등장인 성 교수의 말을 빌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꿈을 버리든가, 꿈을 위해 달라지든가." 이다.
매 시대마다 젊은이들은 지나치게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그때는 모든 것을 내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은 들뜬 기대와 열정에 사로잡혀 여기저기 치고 받는다.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순성으로 의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꿈은 단지 꿈일 뿐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아 자신의 그것은 한낱 몽상에 지나지 않고, 급기야 자신에게 꿈이 있다는 사실마저 까마득해진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이 책은 '스펜서 존슨'의 책들과 그 내용방식 및 형식이 유사하다.
소설 형식으로 첫 장을 열 때에는 부담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나면 조수와 같이 밀려드는 묵직한 생각들이 자신에 대해 다시금 고민케 한다. 내용이 쉽지만 또한 결코 쉽지 않다.
누구나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내용이고, 많이 들어봤을 내용이다. 그렇기에 진부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찌 되었든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다른 수많은 지식과 정보들처럼 나의 가려운 곳을 잠시 살짝 긁어주는 효과만 얻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극만으로 아무 쓸모가 없다. 자극에 대한 결과는 그것에 익숙해져 무덤덤해지거나 맞대응 하는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한들 어떻게 소화할지는 이 책의 메세지와 같이 각자 선택의 문제이다.
덧붙여, 여담이지만 이 책의 등장인물인 성 교수와 (미주가 아닌) 강의창은 공동 저자인 조동성 교수와 김성민 대표의 모습이 각각 투영된 것 같다. 그래서 강의창의 행보가 기대되듯 이 책이 첫 작품인 아이웰의 그것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