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 시간의 3부작이라는 말에 냉큼 구입했다.
안나와 경선, 같은 해 같은 집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타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2026.8.17.
p.s : 쉬는 날 학교에서 다 읽음^^
무언가를 치유하는 것들은 모두 소금물이다.땀, 눈물, 바다와 같이.카렌 블릭센The cure for anything is saltwater:sweat, tears or the sea.「karen Blixen」 - P5
"죽지 마."왜일까. 그녀의 말이 구원처럼 느껴졌다."넌 살아서 대가를 치러야 해.""하하하."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으로 웃음이 나왔다.그렇구나. 핸들을 어디로 꺾어야 하는지, 가서 무얼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두려울 때도 그녀처럼 웃을 수 있는 거구나. 이건 용기가 아니었다. 겁이 없어서 웃는 것도 아니었다. 해야할 일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게 책임이었다. - P343
"그걸로 되겠어?""뭐라는겨.""그걸로 몇이나 죽인다고.... 우린 둘 다 죽을 거라고! 이제 방법 없잖아! 근데 왜 노력해?"대답해줘. 나는 속으로 빌었다. 뭐라도 놀랄 만한 대답을들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언주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장전을 마친 뒤 한없이 건조하게 답했다."나는 사냥꾼이여.""갑자기 무슨....""사냥꾼은 죽을 때까지 사냥질허는 사람이여. 그게 다야.넌 뭐여?""...."신언주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뭘까. 나는 농부인가. 5년 넘게 태봉읍에서 꾸역꾸역 자리 잡고 버텨가며 빵충을 기르고 판매했지만, 스스로를 정말로 농부라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 답은 뻔했다. 아니었다. 내가 나를 농부라고 생각하고 진정 그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면 나는 지금 이곳에있어서는 안 되었다. 내 삶을 바쳐 길러낸 빵충을 껴안고 있어야 했다. 농부는 죽을 때까지 제 손으로 일궈낸 생명과 함께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이 직업은 위장이다. 나는 내진짜가 너무 초라해서 도망쳤다.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 P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