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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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은 기도다.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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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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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가 없는 건 가게 앞에 쭈그러져 있는 풍선 인형에 바람을 넣으면 팽팽하게 부풀면서 우뚝 서듯 무너져 있던 마음 한구석이 서서히 일어나던 생생한 느낌. 한 입 두입 계속먹을 때마다 몸속을 세차게 흐르는 뜨겁고 진한 국물에심장에 박혀 있던 비난의 가시들이 뽑혀나가는 것 같았다. 마음의 틈새마다 눌어붙어 있던 자괴와 절망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국물이 흘러들어오고 눈물이 흘러나가면서 내 눈에 옮아 있던 날 선 눈빛들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쁜 것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J의사리곰탕면이 새겨 넣은 메시지는 이랬다. ‘너는 누군가가 이틀을 꼬박 바쳐 요리한 음식을 기꺼이 내어줄 정도로 소중한 존재야. 잊지 마. 나를 따라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J와 함께 울며, 그리고 불며 싹 비워낸 한 그릇은그렇게나 시원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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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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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술이 삶을 장식해주는 형용사라면 커피는삶을 움직여주는 동사다. 원두를 갈면 하루가 시작되고페달을 밟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디카페인커피를 마시면 하루가 끝난다. 형용사는 소중하지만, 동사는 필요하다. 여행에서도 그랬다. 오로라를 보던 압도적인 순간이나 유빙에 둘러싸였던 꿈결 같은 순간에는 늘 한두 잔의 술이 함께하며 찬란한 빛을 더해주었지만, 그런 순간들 뒤에는 아침마다 마주하는 이국의 낯선 공기를 좀 더편안하고 친밀한 무엇으로 바꾸어주며 차분하게 하루의 모험을 계획하게 만들었던 한두 잔의 커피가 있었다.
아무리 엉망진창인 하루를 보냈더라도 아침에 마실 맛있는 커피를 생각하면 그래도 내일을 다시 살아볼 조그만 기대가 생기고, 여전히 엉망진창인 하루를 보내다가도 저녁에 자전거를 탄 뒤 마실 끝내주는 커피를 생각하면 아주 망한 날만은 아닐 것 같은 조그만 위안이 생긴다. 오늘도 이렇게 무사히 원두를 갈고 있는 한, 나는 괜찮을 것이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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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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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누군가 기숙사 방문을 두드렸다. 열어보니 K가 서 있었다. 박스에서 막 꺼낸 것 같은, 투명 비닐로 감싼 전자레인지를 들고서.
"나중에 나 주고 가면 되니까………… 석 달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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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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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의 단계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단계를 넘어 진짜 대범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모르겠지만, 뜻하지 않은 ‘위선 권장 영화들에서도 문제는 늘 위선을 벗었을 때 생기지 않는가. 영원한 위선은 결국 선으로 남을 테니까, 이 위선과 가식이 헐거워져서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위선과 가식으로 아주 똘똘뭉쳐 살고 싶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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