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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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을 ‘진보‘라고 불러 보라. 그리고 만약 진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을 ‘내일‘이라고 불러 보라. ‘내일‘은 억제할 수 없게 자신의일을 하는데, 그 일을 바로 오늘부터 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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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는 나에게 엄청 충격적이었다. 단편으로 인물들의 뭐라 말 할 수 없는 복합적인 심리를 서술하는데,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최은영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꼭 사서 읽곤 했다. 


올해 단편집이 나왔다길래 <쇼코의 미소>만큼은 아니겠지만,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 편 한 편이 모두 커다란 인생으로 다가왔다. 45~50 페이지의 단편 속에 이런 큰 삶이 있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저릿했다. 


다정하고 친절하고 착한 인물의 왠지 서럽고 초라하고 쪼그라들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아서 더욱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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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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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남의 마음에는 사라지지 않는 방들이 있었다. 언제든 그 문을 열면 기남은 그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생생했다. 그 중식당의 냄새, 식기의 모양,
음식의 종류, 노인 옆에 있던 젊은 남자, 그러니까 노인의 아들이입었던 옷과 큰언니라는 사람의 표정까지도 기남은 살면서 수시로 그 문을 열었다. 문을 열 때마다 기억의 세부는 조금씩 사라져갔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마음의 통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문을 열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차갑고 단단하고 무거운 무언가가, 여전히.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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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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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야."
"응."
"너 힘든 거, 나 줘・・・・・・ 가지고 갈게."
그녀는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여기."
그는 그녀의 마음이 무슨 물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자기 손 위에 그녀의 이야기를 올려달라는 듯이.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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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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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웃으며 사무실을 나왔지만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서운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서운하다는 감정에는 폭력적인 데가 있었으니까. 넌내 뜻대로 반응해야 해, 라는 마음. 서운함은 원망보다는 옅고 미움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런 감정들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싶지 않았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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