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해?"
친구가 아침에 보내온 문자입니다. 지금 잠이 깼냐고 묻는 말이기도 하고, 주말인데 특별한 거 없으면 만나서 놀까 하고 옆구리를 찌르는 암호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답글을 적습니다. "별 볼 일." 이건 시간 되니까 좋은일 있으면 ‘불러줘‘라는 신호지요. 아침에 주고받는 이런시답지 않은 문자가 왜 정겨운 건지.
사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예의차리고 눈치 보고 지냅니다. 가까운 부부 사이도 그렇고,
부모 형제, 거래처, 회사 상사와도 마찬가지예요. 부딪히는 온갖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다 신경을 팽팽하게 만든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그러니 주말 아침 마침표와쉼표만으로도 속내가 훤히 보이는 친구와의 대화가 편한거지요. 마음 맞는 친구 찾아보세요. 요즘은 예약이 필수인데, 너무 늦었나?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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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에세이
김창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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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니까 걱정이 안개를 닮았더라고요. 코앞에서눈을 가리지만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사라져요. 걱정거리가 있으면 없는 셈 치고 발걸음부터 떼세요. 걱정은 내마음의 배신입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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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에세이
김창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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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방송국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지만, 종종 오다가다 들르는 오래된 식당이 하나 있어요. 그 집 주인 아주머니가 몇 년 전에 무릎 수술을 하셨는데, 아직도 많이불편하신가 봐요. 절룩절룩하면서도 얼마나 일을 많이하시는지.. 그 집이 워낙 손님이 많거든요. 엊그제도 갔는데 저희 어머니 안부도 물어보시고 살갑게 대해주셨어요. 늘 한결같은 모습이어서, 큰 희망은 아니어도 하루살아내기에 거뜬한 희망을 한 그릇 먹고 나옵니다. 나오며 "그렇게 아프셔서 어떡해요?" 했더니 "아프면서 사는거예요." 그러시더라구요. 며칠이 지났는데도 그 말씀이되울립니다. 고통을 품을 수 있는 인내와 그걸 뛰어넘는지혜의 한마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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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에세이
김창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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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게 힘이 펄펄 나는가하면 또 어떤 날은 몸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때가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이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날씨 같은 거라고 여기면 되는 거예요. 바람 불다.
비가 오다 그러다 햇살이 비추기도 하는 거거든요. 또 그러다 흐리기도 하고.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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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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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말을 들은 학생은 은재를 비롯한 서너 명뿐이었다.
스무 명은 엎드려 자고, 다섯 명은 이어폰을 꽂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은 아무 제재도 하지 않았으며 모멸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수업을 듣지 않는 게, 혹은 어떠한 학교교육에도 참여하지 않는 게 부와 권력만을 추종하고 소수자를 배척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불량배로 성장할 거라는 뜻은 아니었다. 노동 착취에시달리며 형벌 같은 생존을 이어가지만 어떤 비판 의식도 벼릴 수 없는 죄수가 된다는 뜻도 아니었다.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학교에서 잘 배워야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믿음은, 제도교육에서 ‘모범적인‘ 성취를 얻어서 삶의 기반을마련한 자신 같은 교사들의 고정관념이었다. 공교육이란 중산층의 아비투스를 재생산하고 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필연적으로 보수적인 국가 장치 아닌가. 바른 자세로 수업을 경청하라는 지도는 규율화된 신체를 양산해 사회적 유용성을 극대화하려는 ‘학교-감옥‘의 통치술 아니냔 말이다. 곽은 일리치, 부르디외, 푸코 등을 떠올리며...... 어떤 지도도 하지 않았다. 엎드린 학생들의 뒤통수를 애정어린 눈으로 보았다. 학생들이 버리고 간 학습지의 빈칸에 숨은, 자신이 모르는 언어로 된 가지각색의 목소리들을 상상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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