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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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어찌어찌 태어났으므로 우리는 어찌어찌 살아내야 한다.
고통이 더 많은 한 생을 소설적 성취? 사회적 명예? 죽는순간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안다. 그런데도 내가 요즘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직 살아있는 엄마 때문이고, 내가 없으면 오래 살아온 공간을 떠나야 할 나의 냥이들 때문이다. 나에게 마음 두고 있는 존재들을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다. 데이브에게는 그의 엄마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었을지도・・・ 아니,
그런 존재가 있음에도 살아내기 어려운 섬세한 마음의 소유자였을지도… 자기 손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그 쓸쓸한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워 나는 말했다.
"마셔. 우리에게는 알코올이 있잖아. 알코올처럼 인생에잘 어울리는 게 없어."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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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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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 핑계를 대고는 서둘러 그 집을 빠져나왔다. 신데렐라처럼 구두 한 짝을 남기진 않았지만 마음의 한 자락은어느 나뭇가지에 슬쩍 걸쳐두고 나온 게 아니었을까? 두고두고 그날이 가슴 시리게 그리웠던 것을 보면 그 집을빠져나올 때 밤에는 보이지 않던 새가 목청 높여 울었다.
축제의 밤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라도 되는 양.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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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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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감이 옳았다. 영원할 것 같던 청춘은 참으로 짧았다. 우울하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한탄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청춘이 아니었다. 청춘을 함께했던 친구 중 둘은 미국에 있어 얼굴 보기 어렵고, 국내에 있는 친구들도각자의 일이 바빠 얼굴 보기 어렵다. 드문드문 안부 전화나 주고받는 정도다. 그래도 환갑을 목전에 둔 나이가 믿기지 않거나 어색한 날이면 포천에서의 그날 밤이 떠오른다. 쓸쓸하고 불안하고 우울한 것, 그게 청춘이었구나, 그때는 정작 그걸 몰랐구나, 무릎을 치면서.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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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버린 물건들 - 은희경 산문집
은희경 지음 / 난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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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년은 어쩌다 악의 선수를 흠모하게 되었을까. 그것은악이 아니라 패배를 흠모하는 걸 수도 있는데, 언제나 악이 패배하는 세계라니, 분명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어쩌면 프로레슬링이란 현실에서 실패한 선한 약자들이, 악을 물리치는 극본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는 시뮬레이션의 세계가 아닐까.
하지만 그 세계를 움직이는 돈의 규모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은 순진한 잡념일 것이다. 오히려 강한 것이 선이 되어버리는도착된 이데올로기의 전시장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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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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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날의 시바스리갈은 가난과 슬픔과 좌절로 점철된 나의 지난 시간과의 작별이었다. 짜릿하고 달콤했던건 위스키의 맛이 아니라 고통스러웠던 지난날과의 작별의 맛이었을지 모른다. 그날로부터 나의 변절과 타락이 시작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날이지 아니한가!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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