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가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2005)라는 책에서했던 얘기도 있어요. 오십 이후의 인생은 ‘환원 인생‘ 이라더군요. 오십이 되기까지는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를 시기라면 오십 이후에는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산에서 내려가는 여정이라고 말이에요. - P29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에게 "I kin ye." 라고 말하는데 kin은 ‘이해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대요.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가 필요한가 봐요. - P25
너는 미소 짓는다. 두터운 구름 사이로 희미한 햇빛이 새어나오듯이. "맞아, 아닌 게 아니라 불편하겠지.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듣고 보니 그렇네.""마음이 굳는다라."너는 잠시 생각한다. "그러니까 마음속의 끈이 엉망진창으로 엉키고 굳어서 풀 수 없어지는-그런 거야. 풀려고 하면할수록 더 단단하게 뭉쳐져. 전혀 손을 못 댈 정도로 딱딱하게. 너는 그런 때 없어?"내게는 그런 경험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하자 너는 작게고갯짓을 한다."난 너의 그런 면을 좋아하는 것 같아.""머릿속이 엉망진창으로 엉키지 않는 면을?""그게 아니라, 분석이나 충고 따위 하지 않고 말없이 나를지지해주는 면을." - P107
나는 바다에 비가 내리는 광경을 볼 때마다 어떤 감동을 받는다. 아마 바다가 영겁에 걸쳐 - 혹은 거의 영겁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변화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닷물은증발해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를 내린다. 영원한 사이클이다.바닷물은 그렇게 조금씩 교체되어간다. 그러나 바다라는 총체가 변화하는 일은 없다. 바다는 늘 똑같은 바다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인 동시에, 하나의 순수하고 절대적인 관념이기도 하다. 내가 바다에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느끼는 건 (아마도) 그런 종류의 엄숙함이다. - P79
아무튼 그후 그 에세이 대회가 열렸고, 시상식장에서 너를만났지. 뭐니 뭐니 해도 지금껏 내 인생에 일어난 가장 고저스한 사건 중 하나였어. 대회가 아니라 너를 만난 게 말이야! 그리고 너는 내 꿈 얘기에 관심을 가지고 무척 열심히 들어줬어.정말 근사한 일이었어. 그렇잖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실컷늘어놔도 되는 상대, 그 말에 집중해서 귀기울여주는 상대가있다니, 그런 일은 태어나서 거의 처음이었으니까. 정말이야.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