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얼마 뒤, 멀리서 들려오는 버스의 힘겨운 정차 소리에 이런 생각조차 한순간 파도의 거품이 되어 사그라들자,신기하게도 노트 위 희미하게 남아있는 자국들이 점차 만져지기 시작했다. 오래된 기억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손끝으로 더듬어 보는 것이라고 했던가.물론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기억을 되새겨 보는 일에서 그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사이 내 어깨위로 더 많은 시간들이 들러붙어, 분명 전보다도 깊은 발자국을 낼 것을 안다.그러니 나는 누군가 한 번쯤 그 발자국을 따라 걷고, 그해변의 끝에서 당시의 우리를 만나길. 또, 오랜 포옹을 나누고 조금이나마 온기를 나눠 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며이 글을 다시 한번 옮겨 적으려 한다. - P12
<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 시간의 3부작이라는 말에 냉큼 구입했다.
안나와 경선, 같은 해 같은 집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타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2026.8.17.
p.s : 쉬는 날 학교에서 다 읽음^^
무언가를 치유하는 것들은 모두 소금물이다.땀, 눈물, 바다와 같이.카렌 블릭센The cure for anything is saltwater:sweat, tears or the sea.「karen Blixen」 - P5
"죽지 마."왜일까. 그녀의 말이 구원처럼 느껴졌다."넌 살아서 대가를 치러야 해.""하하하."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으로 웃음이 나왔다.그렇구나. 핸들을 어디로 꺾어야 하는지, 가서 무얼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두려울 때도 그녀처럼 웃을 수 있는 거구나. 이건 용기가 아니었다. 겁이 없어서 웃는 것도 아니었다. 해야할 일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게 책임이었다. - P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