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홧김에라도 나를 찾아와 눈물이 날 만큼 혼쭐내는 상상을 했다. 옥탑방으로쳐들어와 멀쩡한 집 놔두고 왜 밖에서 개고생이냐며 거친손길로 대강의 짐을 챙겨 차에 태우는 상상도 했다. 반강제적으로 집으로 끌려 들어가 불편한 표정으로 현관 앞에서성대고 있으면 어머니는 감격한 표정으로 내 등을 감싸안으리라. 그들은 내가 꿈속에서 만난 이들이었다. 나를진짜 사랑하는 사람들. - P251
"누구 피해주는 일은 아니에요.""뭔지는 몰라도 결국 네가 제일 피해보는 일이겠지." - P202
"사람 속이는 게 쉬운 줄 알아? 너도 알고 있잖아. 특히나 같은 애는 웬만해서는 안 믿어주거든. 나도 이런저런일 다 해봤어. 결국 다 나를 안 믿어. 억울해!" - P149
하루키와 고양이와 그의 아버지 이야기라니...
살짝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읽었던 하루키의 소설과도 에세이와도 다른 느낌이다. 뒤틀려 버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그냥 시브지기 20년 후 화해 비스무리한 것을 했다는 결론은 하루키답지 않게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의 상흔이 아버지를 바꾸고 관계도 깨트렸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암튼, 하루키답지 않은 글이었다.
20230721
평생에 걸쳐조금씩 나눠 써야 할 분량의 용기를 나는 그날 어머니를구하는 데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용기라는 것은 내 삶에서 완전히 고갈된 자원이었다.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