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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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힐 때마다 너를각하곤 했어. 너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그러면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오곤 했지. 지난 이십 년 동안 그랬다. 지금 한번 만나고 싶다. 그냥 한번 만나고 싶어. 만나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다니던 학교 연극관 앞에서 금요일 오후 두시에 기다릴게.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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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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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내가 A를 마지막으로 봤던그날 밤에서 새벽까지의 일이에요. 차라리 듣고 싶지 않은 얘기인가요? 나 역시 다른 이도 아닌 당신에게 그날 밤에 관한 얘기를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 혼자 간직할 수밖에 없는 일로여겼습니다. 먼 훗날 혹, 그럴 리도 없겠지만은요, 수풀에 뒤덮인숲속의 창고를 A와 함께 발견하게 된다면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땅바닥을 응시하면서나 나눌 얘기라고요. 그런데 A를 찾아 헤매는당신의 진지하고 지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자니 그만 얘기가 흘러나오고 말았군요. A도 그럴까요. 그날 밤에 생긴 일을 누군가에게말하고 있을까요?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 방을 지키고 있고, 설령내가 실종된다 해도 당신이 A를 찾으러 다니듯이 나의 행방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쨌든 나는 그날 이후로 A를 만나지 못했어요. 통화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탈출했던늑대는 어찌 되었죠? 사흘 만에 공기총에 맞아 포획당했다고요? 그랬군요. 나는 그날 이후, 저 아래 슈퍼에 가는 일을 빼고는 외출을하지 않았습니다. 신문도 읽지 않았어요. 여기는 마치 모든 빛이 끊긴 동굴 같아요. A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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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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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를 다시 보게 되면 말해주고 싶어요. 저 귀머거리 고양이들이 소리를 못 듣는 대신 움직임에 민감한 것에 대해 말이에요. 매사가 그런 이치라면 좋겠어요. 한구석이 모자란 대신 다른 구석이 풍성하다면 살아 있는 것들의 균형은 저절로 이루어질 텐데.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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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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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노래를 다 잊어버렸어. 김건모, 신승훈, 그다음에 누구더......
라, 김경호・・・… 거기까지는 따라 불렀는데 이젠 요즘 가수들 노래를 따라 부를 수가 없어. 리듬이 너무 빠르고 가사를 외울 수가 없으니 자연 노래가 나오는 쇼 프로그램 같은 건 안 보게 되더라. 음반도 사지 않게 되고 점점 새로운 노래를 만나면 난관에 부딪힌 것같은 기분이 들어, 유행하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없다는 것도 울적한 일이야. 그때그때 히트곡들을 배우려고 라디오를 귀 기울여 들으며 가사를 받아적고 시도 때도 없이 노래 연습을 하던 그 열정이그리울 때도 있고, 누가 그러더라. 그때그때 유행하는 노래로부터소외당하기 시작하면 나이먹는 거라고."
"맞는 말 같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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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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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도 알듯이 태어난 곳에서 생이 계속될 순 없잖아. 결국은 누구나 떠나게 되어 있잖아. 그전에 이런저런 떠남을반복하다가 십 년 전에 내가 여기로 간다고 했을 때 엄마가 푸념하듯 태몽 얘기를 하며 그러더라. 나는 네가 언젠가는 내 등을 할퀴고떠날 줄 알았다고.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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