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가 내가 A를 마지막으로 봤던그날 밤에서 새벽까지의 일이에요. 차라리 듣고 싶지 않은 얘기인가요? 나 역시 다른 이도 아닌 당신에게 그날 밤에 관한 얘기를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 혼자 간직할 수밖에 없는 일로여겼습니다. 먼 훗날 혹, 그럴 리도 없겠지만은요, 수풀에 뒤덮인숲속의 창고를 A와 함께 발견하게 된다면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땅바닥을 응시하면서나 나눌 얘기라고요. 그런데 A를 찾아 헤매는당신의 진지하고 지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자니 그만 얘기가 흘러나오고 말았군요. A도 그럴까요. 그날 밤에 생긴 일을 누군가에게말하고 있을까요?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 방을 지키고 있고, 설령내가 실종된다 해도 당신이 A를 찾으러 다니듯이 나의 행방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쨌든 나는 그날 이후로 A를 만나지 못했어요. 통화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탈출했던늑대는 어찌 되었죠? 사흘 만에 공기총에 맞아 포획당했다고요? 그랬군요. 나는 그날 이후, 저 아래 슈퍼에 가는 일을 빼고는 외출을하지 않았습니다. 신문도 읽지 않았어요. 여기는 마치 모든 빛이 끊긴 동굴 같아요. A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