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영혼 또한 차원의 틈새를 떠돌게 되리라. 그곳에서 너희들의 영혼이 전혀 특별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리라. - P119
원래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인간은 기대할미래가 있을 때 행복하다고.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나에게는 이 찬술 모임이 그랬다.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가기를바랐는지, 만약 다음 모임까지의 ‘시간 삭제‘ 버튼이 있었다면 바로 눌렀을 것이다. 평범한 내 일상 따위 삭제되어도 전혀 없었다. 오직 그날만을 기다리며 안달했다.솔직히 말하자면 내 일상이 보잘것없어서 더 크게 빠진듯했다. 나는 공장을 다니는 동안 영혼을 빼놓은 채 머릿속으로 보그나르 역사를 구상했고, 모임 날이 되어서야 다시 영혼을 장착하고 진짜 내 삶을 살았다. 이런 루틴은 지겹기만 했던 내 삶을 순식간에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스트레스받는 상황도 그냥 무시할 수 있게 되었고, 답 없는 미래를 걱정하는 일도 없어졌다. 오직 역사서 찬술에 몰두하게 된 거다. 그렇게나 빠져서일까? - P88
기억을 잃은 남자의 기억 찾기 과정
처음 보는 사람들의 말을 이어
자신의 기억으로 만드는 과정.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 할 수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기억이 사라지면 나를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일까?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이런 게 인생인가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진다.
20250218
꼬리 :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읽음.
억지로라도 시간내서 와야겠다.
엄기호 책은 꽤 읽은 듯 하다.
교육청 연수에서 강연을 들으면서
꽤 생각이 바르고,
생각할 거리를 잘 던져주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 꼭 집어 말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교육과 사회와 내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했던 대로 하려는 관성이 작동하는 걸 경계해야겠다.
20250214
2월 정신없이 보내느라 생각보다 책을 많이 못 읽고 있어서 속상하다. ㅠㅠ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 학교 도서관은 나같은 아씨들의 대피소였다. 점심시간이면 비슷한 녀석들끼리 모이는데, 그때 한 녀석이 TRPG를 전파했다.끼리끼리 통했던 우리는 급속도로 TRPG에 빠져들었고, 점심시간만 되면 구석에 처박혀 판타지 세계를 탐험했다. 당시에는 그게 내가 학교에 가는 유일한 이유라고해도 될 만큼 재밌었다. 현실의 나는 아싸지만 TRPG 세상 속에서는 용맹한 전사였던 거다. 집채만한 바위를들어 올리고, 드래건의 심장에 도끼를 박아 넣는 영웅말이다. 그 시절의 기억이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했던 추억이다. 내가 찾아 헤매던 게 바로 그거였구나!그 시절의 순수함! 그 순수함이 저 테이블에 존재했다.이걸 자각한 순간,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그 테이블로 가서 말해버렸다. - 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