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기적처럼 자신의 껍데기 밖으로 걸어나와 연한 맨살을 맞댄 것 같던 그 순간들 사이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 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 P115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P99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P95
오현종의 어떤 소설(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나지 않는다.)을 읽고
맘에 들어서 이 책을 샀던 기억이 난다.
표지도 블링블링하고,
제목도 흥미로웠으나
왠지 그 즈음 시간이 나지 않아
읽을 시기를 놓치고 18년이 흘렀다.
뭔가 유효 기간이 지난 책을 읽은 느낌이다.
그 당시엔 아주 트렌디하게 느껴졌겠지만,
뭔가 지금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어색함, 낯섬...뭐 그렇네...
오현종 소설을 앞으로는 굳이 찾아보지는 않을 듯~
20250428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 P79